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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01일 16시 12분 KST

'유치원 3법'이 결국 해를 넘겼고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6일에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부모들이 ‘희망고문’을 당하는 사이 비리 유치원들은 이제 무서울 게 없게 됐다.”(이원혁 ‘아이가행복한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보장하고 처벌을 강화하도록 하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국회 입법이 해를 넘기게 되면서, 1년이 넘도록 법안 통과를 기다려온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이라는 단어가 무색했다는 반응이다. 이원혁 이사는 1일 <한겨레>에 “지난달 26일은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며 “정치인들은 늘 아이들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만 하고 행동으로 뒷받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유치원 3법을 준수하며 운영하는 협동조합유치원 설립을 준비 중인 그는 “정치의 공백을 학부모들의 땀과 노력으로 메운다면 누가 국회를 바라보면서 희망을 이야기하겠냐”고 꼬집었다.

 

유치원 3법 통과에 유독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협의회 대변인은 “유치원 3법의 여정을 돌아보면 ‘산 넘어 산’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유치원 비리 근절하고 아이들 밥상 제대로 마련하자는데 진보-보수가 없을텐데 유치원 3법이 정쟁의 희생양이 되면서 학부모들의 진을 빼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영리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조성실 활동가는 “유치원 3법 연내 처리 불발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수준이 아이들의 기본적인 안전에 대한 논의 자체가 진전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을 알았다”고 말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비리를 공론화시키고 유치원 3법 발의를 주도했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연내 처리 불발이) 황당하면서도 참담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가 1년 넘게 유치원 3법을 방치하고 있는 동안 유치원 비리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월 국감 당시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감사에 적발된 사립유치원이 895곳, 비리 금액은 422억원에 이르는 등 지난 5년 동안 감사로 적발된 사립유치원 비리 금액 382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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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 복도에 법안 자료들이 쌓여 있다.

 

이제 관심은 오는 6일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 쏠리고 있다. 이날만큼은 유치원 3법 대장정의 끝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유치원 3법을 먼저 표결에 붙여달라”며 “마지막까지 아이들 교육 문제를 당리당략의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4달 남은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박 의원은 “지금 법안처리를 주도하는 4+1 협의체에서도 유치원 3법의 통과는 담보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모든 국회의원들이 총선에 몰두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이대로 20대 국회가 종료되고 유치원 3법은 자동 폐기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유치원 3법을 본회의 앞쪽 순서에 상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여부도 변수다. 국회 관계자는 “유치원 3법에까지 필리버스터를 하는 게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도 “일단 필리버스터를 하게 되면 표결 순서와 상관없이 6일에는 유치원 3법 통과가 어렵고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 통과 때처럼 임시 국회를 여러 번 열어 표결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수장인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도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연초 임시 국회에서의 유치원 3법 통과를 위한 여야의 초당적, 전향적 협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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