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2월 31일 16시 03분 KST

2020년 새해에는 수많은 외교정책 과제가 트럼프를 기다리고 있다

이 와중에 연말에 실시될 대통령선거도 준비해야 한다.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June 30, 2019 file photo, President Donald Trump meets with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at the border village of Panmunjom in Demilitarized Zone, South Korea. South Korea's military say it has detected an "unidentified object" flying near the border with North Korea. The South's Joint Chiefs of Staff says its radar found "the traces of flight by an unidentified object" on Monday, July 1, over the central portion of the Demilitarized Zone that bisects the two Koreas. (AP Photo/Susan Walsh, File)

워싱턴 (AP) - 새해를 맞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릎까지 차오르는 벅찬 외교 정책 과제들을 마주함과 동시에 상원에서의 탄핵재판, 그리고 재선 선거운동까지 치러내야 한다.

미군 병력들은 여전히 미국 최장기 전쟁인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러 있다. 북한은 아직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이란과의 긴장, 트럼프의 시리아 미군 병력 철수 결정, 러시아 및 터키와 계속되고 있는 불편한 관계, 유럽 등 오랜 서방 우방국들과의 변덕스러운 관계들까지.

해외에서 트럼프의 인기는 그다지 좋지 않고, 하원에서 탄핵된 대통령이면서도 동시에 재선 선거운동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 도발 같은 복잡한 글로벌 이슈들을 다룰 시간과 관심,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 재선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 일체의 합의 마무리를 중단하기로 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자신도 26일 트윗에서 이와 같은 문제들을 인정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가 이뤄낸 위대한 그 모든 성공들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민주당 & 그들의 가짜 탄핵 사기에 맞서 끊임없이 나 자신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해외 정상들을 다루는 게 훨씬 더 어려워진다. 미국에 나쁜 일이다!”

공화당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상원이 트럼프를 파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므로 2020년 트럼프의 외교 정책도 거의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널드 뉴먼 미국 외교아카데미 회장은 말했다.

″미국은 여전히 대단히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대사를 세 차례 지냈으며 국무부 부차관보를 역임한 뉴먼이 말했다. ”(임기가) 1년 더 남았고 대통령은 탄핵과는 무관하게 엄청난 풍파를 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의 국제적 도전 과제들에 있어서 2019년은 2보 전진과 1보 후퇴, 가끔은 그 반대였던 한 해였다. ”나는 협상을 잘 안다. 아마 그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여전히 여러 건의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는 시리아에서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도자를 사살한 작전으로 높은 점수를 올렸으나 미국 군 지도자들은 이들의 재기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로부터 더 많은 국방비 부담 약속을 받아냈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관계들을 껄끄럽게 만들었다.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는 계속 진행중인 무역전쟁의 긴장을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크게 보자면 이 합의는 중국이 테크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미국의 입장과 미국이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중국의 의혹에 관련된 복잡한 이슈들로 연기된 상태다.

2020년 새해 트럼프의 책상에 오를 중요한 세 가지 외교 정책 도전과제들의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ASSOCIATED PRESS
People watch a TV screen showing an image of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during a news program at the Seoul Railway Station in Seoul, South Korea, Sunday, Dec. 29, 2019. North Korea opened a high-profile political conference to discuss how to overcome "harsh trials and difficulties," state media reported Sunday, days before a year-end deadline set by Pyongyang for Washington to make concessions in nuclear negotiations. The sign reads: "Kim Jong Un will reveal a new way in new year's speech." (AP Photo/Ahn Young-joon)

 

견인차를 잃은 북미 핵협상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징후들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중단된 핵협상 재개를 위한 양보를 요구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시한까지 미국이 응하지 않을 경우 ”크리스마스 깜짝 선물”을 주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어쩌면 ”아름다운 꽃병”을 선물로 받게될지도 모르겠다고 웃어넘겼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거나 중대한 핵실험을 할 경우 2018년부터 시작된 트럼프와 김정은의 외교적 협상은 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대북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 부장관에 취임한 비건은 최근 ”북한이 며칠 내 중대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잘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체 과장 없이 말하자면, 그와 같은 행동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달성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안 되는 일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달 사이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들을 발사했고, 다른 무기들도 시험했다.

2017년 북한이 미국 본토 핵무기 타격 능력을 목표로 하는 시험 발사들을 벌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파괴 위협‘을 주고 받았다. 트럼프는 북한에 ”화염과 분노”를 퍼붓겠다고 했고,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으로 불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의 ‘온전한 정신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를 ”늙다리 미치광이”로 불렀다.

그랬던 두 사람은 세 번 만났다. 2018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지난 2월에는 베트남에서, 그리고 6월에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영토를 밟았다.

이와 같은 만남이 좋은 사진 촬영 기회가 되긴 했어도 김 위원장의 핵무기 완전 포기에 있어서 중대한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북한이 스스로 선언한 핵실험 및 장거리 대륙간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자신의 주요 외교 성과로 꼽았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다!” 그의 트윗이다.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존 볼턴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 사람들은 기꺼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다. 특히 두드러지는 경제적 이득을 받는 대가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존 볼턴이 NPR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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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is photo released by the official website of the office of the Iranian Presidency, President Hassan Rouhani speaks in a ceremony to inaugurate Azadi Innovation Factory in Pardis technology park in west of Tehran, Iran, Tuesday, Nov. 5, 2019. Rouhani announced on Tuesday that Tehran will begin injecting uranium gas into 1,044 centrifuges, the latest step away from its nuclear deal with world powers since President Donald Trump withdrew from the accord over a year ago. (Office of the Iranian Presidency via AP)

 

격화되는 미국-이란 긴장

이란과의 긴장은 2015년에 이란이 미국 및 5개국과 체결한 핵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트럼프가 선언한 이래로 고조되어왔다. 트럼프는 이 합의가 한 쪽에 유리하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게 아니라 축소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제재 해제를 선물해준다고 말했다.

합의 파기 이후 트럼프는 ”최대 압박”을 벌여 경제제재를 부활하고추가 제재를 부과했으며 이는 이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미국, 그리고 아직 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더 유리한 쪽으로 재협상을 하도록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이에 대해 이란은 지역의 불안을 초래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고, 원유 수송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미군 무인기를 격추시키고, 자신들을 대신하는 무장단체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이래 이란을 억제하기 위해 이 지역에 1만4000명의 미군 병력이 배치됐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자국 핵 전문가들이 새로운 타입의 고도 분리기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최근 핵합의에 규정됐던 우라늄 및 중수 비축량 허용치를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허용된 수치를 넘어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 이란은 이같은 조치들을 언제든 번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란의 핵합의 위반 행위들은 핵합의에 참여했던 프랑스, 독일, 영국, 중국, 러시아로부터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상쇄할 추가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백악관은 압박 작전이 통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란 경제가 무너지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이 석유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미국의 치명적인 제재는 이란 내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다.

이번달 초 이례적으로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란은 중국계 미국인이자 프린스턴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왕시웨를 억류한지 3년 만에 미국에 인도했다. 미국에 구금되어 있던 이란 과학자를 송환 받는 대가였다. 

트럼프는 이 포로 맞교환이 ”(앞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은 추가 포로 교환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를 제외한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Nov. 28, 2019 file photo, President Donald Trump, center, with Afghan President Ashraf Ghani and Joint Chiefs Chairman Gen. Mark Milley, behind him at right, addresses members of the military during a surprise Thanksgiving Day visit at Bagram Air Field, Afghanistan. President Donald Trump starts the new year knee-deep in daunting foreign policy challenges at the same time he'll have to deal with a likely impeachment trial in the Senate and the demands of a reelection campaign. (AP Photo/Alex Brandon, File)

 

아프가니스탄

트럼프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개입을 끝내고 싶어한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탈레반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해줄 가능성, 전쟁을 끝낼 합의가 나오더라도 탈레반이 합의를 준수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지난 29일 탈레반 지도자는 전국적으로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휴전이 언제부터 시작될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휴전은 탈레반과 미국의 평화 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 평화 협상이 성사되면 트럼프는 전쟁이 시작된지 18년 만에 미군을 고국으로 복귀시킬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 테러 단체들의 근거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이 반드시 합의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합의의 핵심 내용에는 탈레반이 전후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아프간과의 협상에 참여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그 협상들에는 여성들의 권리, 표현의 자유, 아프간 헌법 개정 같은 논쟁적인 부분들을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9/11 테러 이후 탈레반이 권력에서 쫓겨난 이래로 수많은 탈레반 전사들과 무장세력들을 이끌며 부와 권력을 거머쥐었던 아프간 군 지도자들의 처리 방안도 합의에 포함될 전망이다.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지난 추수감사절에 처음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던 트럼프가 미군 병사들 앞에서 한 말이다. ”좋은 합의여야만 할 것이다.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합의를 맺고싶어 한다.”

트럼프 정부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해 사임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탈레반이 과거 신뢰할 만한 집단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미국이 ”믿고 확인(trust and verify)”하는 대신 ”확인한 다음 믿는(verify and the trust)”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옳은 일이고, 폭탄 공격이 벌어진 뒤 (협상을 위한) 회동을 취소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 9월 탈레반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에 벌어진 공격으로 미군이 희생되자 회동을 전격 취소했다.

탈레반이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지난 일요일 아프가니스탄 북동부에서 벌어진 공격으로 최소 17명이 숨졌고, 지난주에는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도로변 폭발로 미군 병사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달에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방문했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가 연말이 되기 전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병력 축소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내년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1만2000여명의 미군 병력을 8600명 수준으로 축소할 수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을 겨냥한 9/11 테러와 같은 또다른 공격의 전초기지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에 그 정도 병력으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탈레반은 평화협상에는 미군 병력 완전 철수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미군 병력 등은 24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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