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그 시절, 우리가 사용했던 스마트폰: 2010년대의 스마트폰들

갤럭시와 아이폰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말도 옛말이다. 어떤 것들은 3, 4년만 흘러도 완전히 트렌드가 바뀐다. 그 중에서도 유독 지난 10년 사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빠르게 변화한 것은 아마 스마트폰일 것이다.

한국에서 스마트폰 가격 하락과 함께 가입자가 1천만을 돌파하는 등 대중화가 이뤄진 것은 2011년 3월이다.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 2019년 말 현재 한국의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대 아이폰의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스마트폰 초창기의 풍경은 이와 달랐다. 아래 지난 세월 동안 우리의 추억 속에 묻힌 스마트폰 기종들을 모아봤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옵티머스원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만치 밀려난 신세지만 어쨌든 스마트폰 대중화 원년이던 2011년, 주머니 사정 어려운 학생들의 스마트폰은 대체로 옵티머스원이었다. 통신 3사 전부 출시, 보급형 사양과 저렴한 가격, 5가지나 되는 색상 선택 옵션까지 학생들이 쓰기 딱 좋은 모델이었다. 게다가 귀여운 스머프와의 콜라보레이션까지. 하지만 그 이듬해부터 LG 스마트폰을 산 사람은 별로 없었던 듯...

″괜찮아, 디파이니까!”

당시 핫했던 배우, 공효진과 류승범이 모델로 등장한 스마트폰이다. 눈밭에서 뛰고 구르는 동안 스마트폰이 쫄딱 젖어버렸지만 디파이라서 괜찮다는 뭐 그런 내용의 광고도 함께였다.

하지만 당시 디시인사이드 스마트폰 갤러리에는 ‘방수기능이 있다니까...’하고 물에 집어넣었다가 기기가 고장나버렸다는 글이 꽤 자주 올라왔다.

무기인가? 쿼티

지금은 상상도 못 할 디자인이지만, 이런 스마트폰들도 있었다. 바로 모토로라의 ‘모토쿼티‘와 LG전자의 ‘옵티머스Q’ 시리즈. 마치 슬라이드폰이라 불렸던 2G폰을 뒤집어 놓은 디자인으로, 타자를 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옆으로 돌려 입력해야 했다. 키감이 좋아 수업시간에 몰래 카톡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장점은 그뿐이었다. 너무 무겁고, 셀카 기능도 없고, 발열이 심했다. 스마트폰 시대 초창기의 시행착오 중 한 가지로 남을 듯한 디자인이다.

절대로 망가지지 않는 전설의 스마트폰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아 놨다가 떨어져도 절대 안 망가진다는 의미?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아 놨다가 떨어져도 절대 안 망가진다는 의미?

갤럭시S의 후속 모델인 갤럭시S2는 하이엔드급으로 출시되었으나, 2011년 중순부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2012년 2월에는 판매량 2천만대를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년만 써도 배터리 효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스마트폰이 약간씩 맛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갤럭시S2는 정말 좀비 같은 폰이었다. 물에 빠뜨리고, 일부러 길바닥에 집어 던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갤럭시S2의 내구성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단언컨대... 베가 아이언

지금은 정말 이름이 추억 속에 꼬르륵 묻혀버린 팬택에서 출시했던 스마트폰이다. 이걸로 머리 한 대 때리면 기절시키기 충분할 것 같은 금속재를 완전 일체형으로 폰 몸체에 두른 것이 포인트였다. 배우 이병헌이 나지막히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라고 말하는 CF는 큰 화제가 되었고 두고두고 나오는 유행어가 됐다. 얼마나 두고두고 회자되냐면 6년 반이 흐른 2019년 말에 방영된 드라마에서도 패러디됐다.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중.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중.

‘베가 아이언‘을 빠르게 발음하면 ‘백아연‘이 된다는 점에서 ‘백아연 폰’ 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금 봐도 훌륭한 디자인이지만, 비교적 무거운 몸체와 적은 배터리 용량이 아쉬운 스마트폰이었다.

″앱등이?” 아이폰 4S

어느 순간부터 ”한 번 아이폰 쓰니까 안드로이드 폰 못 쓰겠어”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폰4S를 들고 다니는 지인들이 조금씩 생겨났을 때부터였다. 지금보다는 다양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이 범람했던 스마트폰 춘추천국시대였음에도 아이폰4S는 단연 예뻤다. 그리고 사진이 잘 나왔다. 다만 학생들이 쓰기에는 조금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했던 것 같다.

한동안 천하를 호령했던 갤럭시S2 2년 약정이 끝날 시기와 맞물려, 여기저기서 아이폰4S 이용자가 늘어났다. 이때부터 아이폰 이용자를 폄하하는 표현인 ‘앱등이’를 온·오프라인 여기저기서 들어볼 수 있었다.

폰? 태블릿? 잇츠 노트!

사실 2010년대 초반에는 태블릿PC라는 개념이 제대로 확립돼 있지 않았다.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 같은 게 조금 큰 스마트폰이라서 최홍만이 들면 딱이다, 라는 정도.

그럼에도 이전의 스마트폰들보다 거대한 크기이면서도 거부감 없는 스마트폰 사이즈로 출시된 노트 시리즈는 나름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폰? 태블릿? 잇츠 노트!”라는 광고 대사는 이런 무용담(...)을 인터넷에서 유행시키기도 했다.

쑥쑥 자라라 아이폰

갤럭시가 폰도 태블릿도 아닌 노트를 통해 점점 기체를 크고 뚱뚱하게 만들어 나갈 때, 아이폰은 점점 그 길이를 늘려 나갔다. 아이폰4S와 후속작 아이폰5의 디자인 차이는 바탕화면에 아이콘 한 줄 길어진 정도였다. 이에 아이폰 85s는 이렇게 생길 것이라는 조롱 짤이 인터넷에서 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조롱을 받았던 점이 무색하게도, 아이폰5와 똑같이 생긴 아이폰SE는 아직까지도 수많은 애플 팬들의 사랑을 받는 디자인으로 꼽히고 있다.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보급형 폰들

차례로 갤럭시A3, 갤럭시J5, 갤럭시 그랜드 프라임, 갤럭시 알파. 주변에서 한두차례는 봤을 법한 자잘자잘한 갤럭시의 보급형 폰들로,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가 끝날 무렵 비슷비슷한 디자인으로 엄청 많이 출시됐다. 그리고 2010년대 중순, 모두의 뇌리에 강렬히 박힌 삼성 스마트폰이 등장하는데...

터져버린 갤럭시노트7

수많은 유저들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든 스마트폰이었다. 충전을 하다가 터져버린 것이다. 게다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중단했던 2016년 10월 당시 주요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만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에 달했다. 결국 갤럭시노트7은 전량 리콜됐고, 다른 이유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마치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세계 최고의 선수인지를 두고 다퉜던 ‘메호대전‘이 호날두의 ‘유벤투스 노쇼날강두’ 사건으로 한순간 종결됐듯, 갤럭시노트7의 폭발은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삼애대전’에서 애플이 승리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화려한 부활, 갤럭시S105G

하지만 삼성은 호날두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디자인과 기능 모두를 갖춘 갤럭시S105G는 지난 4월 출시 직후 2분기 판매율 1위에 올랐다. 게다가 상단 사진처럼, 배경화면을 잘 설정하면 무척 힙하기까지 했다. 갤럭시S10과 S10e까지 합치면 이 모델만 2분기 스마트폰 총 판매량의 35%를 기록했다.

비록 지문인식 센서에 큰 문제가 있어 젤타입 실리콘 케이스를 씌우기만 하면 누구나 지문을 뚫을 수 있다는 큰 허점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중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인덕션은 안 써도 아이폰은 쓴다

갤럭시S105G의 성공 이후, 아이폰11Pro가 처음 공개됐을 땐 다들 고개를 기웃거렸다. 애플의 생명은 디자인이었는데? 아이폰5를 처음 영접했던 당시의 황홀감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눈 앞에 나타난 인덕션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게다가 다닥다닥 붙은 3개의 카메라는 약간의 환공포증을 동반하기까지 했다. 거기에 가격도 비쌌다.

몇 년 전 삼성이 그랬듯 이번에는 애플이 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지난해 출시된 XR과 XS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2019년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로 양분된 상태다.

특이한 디자인, 몇 가지 브랜드, 말도 안 되는 내구력 등 지난 10년 간 우리를 스쳐간 스마트폰의 가짓수는 어마어마했다. 처음 대중화가 이뤄진 지 10여년 만에 벌어진 일들이 이 정도이기에, 앞으로의 변화는 더더욱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2G폰의 다양한 디자인과 문자메시지 기능을 그리워한 이들이 있었던 것처럼,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현재의 지문 오류나 인덕션 디자인을 그리워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독자 여러분들의 추억의 스마트폰은 어떤 기종이었나요?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