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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나무로 지은 "가장 친환경적인" 축구장이 생길 예정이다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가 축구장 설계를 담당했다.

  • 허완
  • 입력 2019.12.30 15:39
  • 수정 2019.12.30 15:42
'에코 파크'
'에코 파크' ⓒForest Green Rovers

잉글랜드 프로축구 4부리그(리그2)에서 경쟁하고 있는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Forest Green Rovers)’는 그리 유명하지도,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1889년에 창단된 이 구단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100% 비건” 구단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적색육 섭취는 금지되어 있고, 경기장에서도 핫도그 같은 육류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채식 메뉴나 자연 방사로 길러진 백색육(닭고기 등) 또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어획된 생선류 제품만 있다.

이 남다른 구단은 머지 않아 ”세계 최초로 거의 전부 나무로 지은 경기장”의 주인이 될 예정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6월 한 차례 반려됐던 경기장 건립 기본 계획이 19일 지역 정부의 심의를 통과했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5000석 규모의 ‘에코파크(Eco Park)’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설계자로도 유명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세운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Zaha Hadid Architects)의 작품이다. 구단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이 경기장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축구 경기장”이 될 전망이다.

'에코 파크'
'에코 파크' ⓒForest Green Rovers
'에코 파크'
'에코 파크' ⓒForest Green Rovers

 

구단주이자 친환경에너지 사업가인 데일 빈스는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지난번에 통과되지 못한 건 놀라운 일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장 착공과 준공, 개장까지는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연 나무가 관중 수천명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접어둬도 좋을 듯 하다.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는 ”건축자재로써 집성 목재(laminated timber)는 매우 견고하고, 안전하고, 재활용 가능하며, 아름답다”고 설명한다.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는 그밖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축구’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경기장에는 일체의 농약이나 제초제를 쓰지 않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잔디”가 깔려있고,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일부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다. 피치 밑으로 흘러드는 빗물도 모아서 재활용한다.

한편 창단 이래 줄곧 지역 리그에 머물렀던 이 구단은 2010년 빈스 구단주가 취임한 이래 성적을 내기 시작하더니 2016/17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를 통해 4부리그 승격을 확정하며 최초로 ‘프로 리그’에 입성했다. 

빈스 구단주는 2015년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바 ‘머니볼’ 모델을 선수 영입 등에 활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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