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민주당 인재영입 2호는 '눈을 떠요' 효자 소년 원종건이다

시각장애인 모친과 방송에 출연해 전국을 울렸던 소년

  • 이인혜
  • 입력 2019.12.29 15:34
  • 수정 2019.12.29 15:36
이해찬 대표 손잡은 2호 영입 인재 원종건
이해찬 대표 손잡은 2호 영입 인재 원종건 ⓒ뉴스1

내년 총선을 맞아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두 번째 인재는 ‘27살의 희망 청년’ 원종건씨다. 2005년 한 공중파 각막 기증 프로그램에서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화제를 모았던 13살짜리 소년은 14년이 지나 민주당의 ‘청년 인재’로 영입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씨를 민주당 2호 인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199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원씨는 3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시청각 중복장애인인 어머니 박진숙(57)씨와 함께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살았다. 이후 초등학교 6학생이던 2005년 <문화방송>(MBC) 방송프로그램 ‘느낌표-눈을떠요’에 어머니와 함께 출연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당시 방송에서 어머니가 각막 이식 수술을 한 뒤 시력을 되찾자, 원씨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대중에게 오래도록 회자되기도 했다.

ⓒMBC

원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우리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우리 이웃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정치를 해보려고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씨는 “어머니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빙긋 웃으시며 ‘종건아. 넌 엄마가 널 키운 줄 알지? 세상이 널 키웠어. 이제 네가 세상에 효도해라’라고 말씀하셨다”며 “양지보다는 그늘, 편한 사람보다는 힘든 사람들, 여유있는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사람들, 한참 앞서가는 사람들보다는 뒤처진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일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씨와 어머니는 각막 기증 이후에도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어머니 박씨는 지금도 폐지를 수거해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으며, 아들과 함께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고 한다. 원씨는 대학 재학 시절 ‘엄지장갑’이라는 말을 전파하기 위한 ‘벙어리장갑 호칭 개선 캠페인’을 벌였고,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를 연결하는 앱을 기획 개발하는 등 장애인권을 위해 활동했다. 2015년에는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서울시 청년상과 정부에서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엔 이베이코리아의 사회공헌팀에 입사해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을 해왔다.

원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과 소외계층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원씨는 “수많은 아이들과 청년들이 가난 때문에, 학벌 때문에, 차별 때문에 꿈 꿀 권리마저 포기당하고 있다”며 “‘정치덕분에 가난에서 벗어났다, 정치 덕분에 학벌을 이겨냈다, 정치 덕분에 차별없는 세상이 가까워졌다’처럼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원씨는 이어 “청년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정치를 통해, 나이로 따지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바꾸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더불어민주당 #총선 #청년 #21대 총선 #원종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