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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과학이 이룬 최고의 성과 3가지

과학은 매해 승리한다

  • 박세회
  • 입력 2019.12.27 17:56
  • 수정 2020.01.03 13:15

2019년 과학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발견은 무엇일까? 사이언스매거진, BBC,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이 뽑은 2019년 최고의 발견 리스트를 기반으로 허프포스트가 2019년 3대 과학 뉴스를 꼽아봤다. 

아인슈타인의 수십년 전 예측을 확인하고, 인류의 기원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비틀고, 바이러스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켜 줄 백신을 개발한 위대한 연구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블랙홀을 찍다

올해 최대의 발견은 ‘블랙홀의 이미지’를 찍은 사건이다. 지난 4월 10일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합동 연구진은 전파망원경 8대에서 모은 방대한 양의 전파 데이터를 분석해 거대 은하 ‘M87’ 가운데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HT 콜라보레이션이 촬영한 블랙홀의 이미지.
EHT 콜라보레이션이 촬영한 블랙홀의 이미지.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빛도 삼키는 블랙홀을 대체 어떻게 촬영했을까?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가 보는 것은 블랙홀의 이미지가 아니라 빛도 빠져나올 수 없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주변에서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물질들에서 나온 빛이다. 즉 위 사진에서 붉은 테두리 안에 있는 검은 부분이 진짜 블랙홀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블랙홀의 존재가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100여 년 전인 1915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은 천체가 너무 무거우면 자체 중력에 의해 급격하게 수축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그 수축의 끝에는 ‘블랙홀’이 존재해야 했다. 다만 아인슈타인 마저 블랙홀이 실재하는지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2019년 과학자들이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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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소바인의 재발견

2019년은 데니소바인이 주목받은 한 해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데니소바인은 인간 진화를 파헤치는 연구자들에게 큰 숙제로 남았다.

2008년 시베리아의 알타이산맥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뼈와 치아 화석을 분석한 결과 현생 인류와는 다르고 네안데르탈인에 가까운 인류의 다른 조상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이 미스터리한 인류에게 발견된 동굴의 이름을 따 ‘호모 데니소반’ 혹은 ‘데니소바인’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This image provided by Hebrew University in Jerusalem shows a portrait of a juvenile female Denisovan based on a skeletal profile reconstructed from ancient DNA methylation maps.  Scientists say they’ve recreated a skull and some other features of a mysterious, extinct cousin of Neanderthals by analyzing its DNA.  The genetic material came from the finger bone of a female member of the Denisovans, a population known mostly from small bone fragments and teeth recovered in Siberia’s Denisova Cave.  The the renderings that include skin and hair from the profile skeletal profile are not part of the study itself, but rather are based on the study results.  ( Maayan Harel/Hebrew University in Jerusalem via AP)
This image provided by Hebrew University in Jerusalem shows a portrait of a juvenile female Denisovan based on a skeletal profile reconstructed from ancient DNA methylation maps. Scientists say they’ve recreated a skull and some other features of a mysterious, extinct cousin of Neanderthals by analyzing its DNA. The genetic material came from the finger bone of a female member of the Denisovans, a population known mostly from small bone fragments and teeth recovered in Siberia’s Denisova Cave. The the renderings that include skin and hair from the profile skeletal profile are not part of the study itself, but rather are based on the study results. ( Maayan Harel/Hebrew University in Jerusalem via AP) ⓒAssociated Press

중국의 한 승려가 40여 년 전 중국 남동부 간쑤성의 한 동굴에서 발견한 턱뼈가 2019년 5월 데니소바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16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턱뼈에서는 DNA를 추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중국과 유럽의 연구진은 뼈에서 콜라겐 단백질을 추출해 데이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유골에서 나온 것과 비교해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다.

이어 9월에는 이스라엘 헤브루 대학의 연구진이 2008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어린 소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손가락 뼈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바탕으로 피부색과 나이, 성별 등을 파악해 데니소바인의 얼굴을 복원했다. 연구진은 당시 소녀가 네안데르탈인과 매우 닮았으나 더 넓은 골반과 경사진 앞이마, 돌출된 아래턱을 가졌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그 결과를 검토하며 자신들이 복원한 샘플을 중국 연구진이 비슷한 시기에 데니소바인의 것으로 판명한 턱뼈와 비교해 봤는데, 그 모양이 일치했다.

 

드디어 에볼라 백신이 승인되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강에서 발견된 이후 수십년 동안 전 세계를 ‘에볼라 공포’에 몰아넣었던 에볼라 바이러스의 백신이 드디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에볼라는 유행성출혈열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확산을 반복해왔다. 가깝게는 2014~2016년 최악의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국에서 유행해 약 2만 8000명이 감염되었고 1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한 지난 2018년 6월부터 진행 중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대유행으로 이미 사망자가 3000명이 넘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유행성출혈열 증세를 보여 내출혈이 일어나 감염 후 일주일 이내에 50~90%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간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는 속도가 더뎌 ‘가난한 국가의 질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에볼라가 발병했다면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서둘러 치료제와 백신을 만들어 냈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MSD(머크사)의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얼베보’(Ervebo)가 세계 주요 기관의 승인을 받으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얼베보’는 지난 11월 유럽의약국(EMA)의 허가를 받아낸 데 이어 이달 19일에는 미국 FDA의 허가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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