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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 해 동안 우리에게 국뽕을 허락해준 인물들

문화·스포츠계 인사 5

  • 박수진
  • 입력 2019.12.27 09:00
  • 수정 2019.12.27 09:08
ⓒdaboost via Getty Images

한때 비아냥과 자조의 표현일 뿐이었던 ‘국뽕’은 이제 놀이가 되었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우리에게 국뽕을 허해준 인물들과 아이템(?)을 정리했다.

2019년 주모가 일찌감치 셔터 내리게 활발한 활동을 펼친 세계 속의 한국인, ‘두유노 클럽’ 멤버들을 소개한다.

 

봉준호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5월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영화 황금종려상 수상은 최초다.

‘기생충‘은 외국 영화가 가장 고전하는 거대 시장인 북미에서 10월부터 순차 개봉했는데, 오프닝부터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웠다. 우선 개봉에 앞서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극장에 봉준호의 이름을 딴 상영관이 생겼다. 뉴욕타임스, 타임, 버라이어티 등 유력 매체들은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꼽거나 최소한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 올렸다. 연말 본격 오스카 후보 지명 시즌을 맞으면서 한국영화 최초 오스카 수상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물론 오스카 영화제는 단지 LA 지역영화제일 뿐이지만 말이다.

기세를 몰아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단골 출연 토크쇼인 ‘지미 키멜 라이브’에도 출연했다. 그가 대부분의 질문에 한국어로 답변함으로써 우리네 시청자들의 마음은 한 번 더 뭉클해졌다.

오스카상 최종 후보는 2020년 1월 13일 공개된다.

 

손흥민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 출전했던 게 상반기의 국뽕이었다면, ‘나홀로 75미터 질주 원더골’은 하반기의 국뽕이었다. 푸스카스상급으로 꼽힌 이 골 장면에 마라도나, 브라질 호나우두의 이름이 거론됐다.

2018년에도 곳곳에서 ‘올해의 인물‘로 꼽혔던 손세이셔널은 2019년 본진인 EPL에서 역대 최고 활약을 보여줬다. 아시아 선수 최초 FIFA 선정 ‘월드베스트’ 후보 선정, 발롱도르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표 획득 등 기록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손흥민과 월드스타 케이팝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6월, 방탄소년단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전후해 서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국뽕의 임계치를 넘겨버리기도 했다.

 

류현진

LOS ANGELES, CA - SEPTEMBER 04
LOS ANGELES, CA - SEPTEMBER 04 ⓒIcon Sportswire via Getty Images

야구계에서 추신수가 ‘아시아 최초 통산 200홈런‘을 달성했지만, 사이영상 후보에 올라 1표를 획득했을 만큼 최고의 시즌을 보낸 류현진이 좀 더 돋보였다. 압도적인 활약을 보인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에 사이영상 표를 던진 마크 휘커 스포츠 기자는 류 선수를 ‘전설적 투수 그렉 매덕스의 좌완 버전’이라고 칭했다. 앞서 6월에는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선수 사상 두 번째로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고, 9월에는 첫 홈런도 기록했다.

2020년부터 류현진은 LA다저스를 떠나 캐나다 유일의 메이저리그 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해 새 시즌을 시작한다. 메이저리그 진출 7년만에 동부 리그에 처음 발을 담그게 되는 것이다. 지금 토론토 한인사회는 연간시즌권 구입 열풍이 부는 등 심각하게 들썩이고 있다.

 

박항서

Southeast Asian Games - Soccer Football - Indonesia v Vietnam - Final - Rizal Memorial Stadium, Manila, Philippines - December 10, 2019 
Southeast Asian Games - Soccer Football - Indonesia v Vietnam - Final - Rizal Memorial Stadium, Manila, Philippines - December 10, 2019  ⓒFeline Lim / Reuters

베트남은 원래도 형제의 나라였다. 그런데 2017년부터 베트남 성인 축구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U-23)감독을 맡아온 박항서 감독이 형제의 연을 더욱더 끈끈하게 이어줘 버렸다.

‘박항서 매직’이란 말은 베트남 총리 훈장을 받은 2018년에도 있었지만, 2019년은 그가 성적과 인기에 쐐기를 박은 한 해였다. 2월에는 스타 선수도 아닌 그의 사인볼과 유니폼이 경매에서 10억원 가까운 금액에 팔렸다. 11월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4차전에서 중동의 강호 아랍에미리트를 꺾으며 분위기를 또 ’2002년 한국′으로 만들어버렸다. 12월에는 U-23 축구대표팀이 동남아시아(SEA) 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누르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December 10, 2019 shows Vietnamese fans celebrating on the streets in Hanoi following Vietnam's victory over Indonesia in the men's football final match at the SEA Games (Southeast Asian Games).
December 10, 2019 shows Vietnamese fans celebrating on the streets in Hanoi following Vietnam's victory over Indonesia in the men's football final match at the SEA Games (Southeast Asian Games). ⓒNHAC NGUYEN via Getty Images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당연히 그의 실력만은 아니다. 항의해야 할 때는 거리낄 것 없이 항의하고, ‘내 새끼 챙기는’ 리더십과 태도 역시 그의 인기 비결이다. 

현재 베트남 축구협회의 목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박 감독은 11월 재계약으로 3년 더 두 팀을 이끌어가게 됐다.

 

방탄소년단

 

2018년, 전세계 최고 인기 그룹 반열에 들어서며 아티스트로서의 경력에 정점을 찍은 방탄소년단은 이듬해인 올해 ’21세기 비틀즈′라는 별명을 얻었다.

2월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시상식 시상자로 나선 이들은 한국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레드카펫에 서는 것으로 아미 아닌 한국인들의 마음까지 울렁거리게 했다. 4월에는 신곡이 두 개나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 차트에 올랐다.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다. 같은 달 타임지 선정 ’2019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도 올랐다.

5월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했고, 물론 전석 매진됐다. 팬들의 열정은 나사가 만드는 ‘달 탐사선 플레이리스트’에 방탄소년단의 곡을 올리기도 했다. 

우주 대스타인 만큼 전세계 화제의 현장에 BTS 팬인 아미들이 있었다. 아미는 홍콩 시위 현장에도 있었고, 기후 변화 파업 현장에도 있었고, 또 엉뚱하게 칠레 시위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하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방탄소년단을 언급한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늘었다. 원조 1세대 아이돌인 뉴키즈온더블럭을 비롯해 폴 매카트니, 구스 반 산트, 웨슬리 스나입스 등이다. 연말에는 타임지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 4위로 순위권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마지막 순간들을 미국 뉴욕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들은 12월 31일에서 1월 1일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 동안 타임스스퀘어 특설 무대에서 진행되는 ABC 방송의 신년 특집 방송에 출연하며 미국의 새해를 연다.

 

WHERE’S JUMO???

 

이밖에도 다양한 성취를 보인 세계 속의 한국인이 많았지만, 올해 가장 대표적인 다섯 인물, 팀을 꼽아봤다.

다른 스포츠팀과, 비인물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이들도 있었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 전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로부터 호평받은 김성훈 감독·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킹덤’, 2017년 샛별처럼 아마존에 등장해 ‘어반 파밍 툴’로 사랑 받은 경북 영주대장간 호미(Ho-Mi) 등도 올 한 해 국뽕 대중화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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