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여러 스트레스가 따른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돈이다. 돈에 쪼들리는 스트레스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까? 허프포스트가 정리했다.
몸이 투쟁-도피(fight-or-flight) 반응을 일으킨다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은 우리 선조들이 위협에 처했을 때 재빨리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생존 기제로 발달된 것이다. 이 반응이 일어날 경우,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쏟아져 눈앞의 적과 싸우거나 재빨리 도망갈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야생에서 포식자를 만날 일은 없겠지만, 돈 문제 등 현대의 위협도 같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투쟁 혹은 도주 반응은 신체에 무리를 준다. 진을 빼놓는다.” 미국 시카고의 임상심리학자 에이미 데러머스(Aimee Daramus)의 말이다. 이런 스트레스는 심각한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근육을 긴장시킬 수 있다. 면역 체계 기능을 떨어뜨려 다른 여러 병에도 취약해진다.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도 두통과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다
당신이 아무리 지적인 사람이라 해도, 돈에 대한 스트레스는 좋은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저해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두엽과 전두전엽의 혈류와 전기적 활성이 줄어들고, 편도체 등 생존 관련된 부분에서는 늘어난다.” 임상심리학자 에이미 데러머스의 말이다. 뇌에서 문제 해결, 집중, 계획, 충동 통제 등에 관련된 부분의 기능이 약해지면 우리는 좋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재정 상태로 패닉에 빠지면 보다 충동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우리는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하지만, 언제나 평소만큼 정확한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연이율로 환산하면 300%를 넘어간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의 현금 흐름 문제 해결을 위해 소액 단기 대출을 받는 식이다. 혹은 스트레스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사치품을 사기도 한다.
불안,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돈은 우리 삶에서 필수적이기 때문에, 돈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다 보면 더 심각한 심리적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주 불안해지고 심지어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임상심리학자 칼라 마리 맨리(Carla Marie Manly)의 말이다.
예를 들어 거액의 빚을 지고 있을 경우 정신 건강에 큰 피해를 주며, 심할 경우 자살 충동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심각한 육체적 질병으로 이어진다
단기 스트레스도 물론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더욱 심각하고 장기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이면 생리적 피해가 발생한다. 그 결과 만성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은 심장병, 당뇨병, 만성 수면 문제 등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임상심리학자 칼라 마리 맨리의 말이다.
약물 사용과 중독 위험도 커진다
안타깝게도 스트레스, 재정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건강 문제들은 약물 남용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돈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중독과 재발의 위험이 높다.
뉴욕 주립대학교 공공보건대의 연구에 따르면 재정적 스트레스 증가와 음주 및 흡연 증가는 직접적 관계가 있다. 연령이 높은 남성일수록 심하다. 심한 스트레스는 헤로인 등 아편제를 계속 사용할지에 대한 예측 변수이기도 했다. 또한 중독은 경제적 어려움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와 약물 사용의 악순환이 일어난다.
빈곤층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경제적 스트레스의 증상은 실재하며 아주 심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것과 빈곤 속에서 사는 것은 또 다르다. 이 차이는 삶을 뒤바꿀 정도로 크다.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기본적 필요도 충족시킬 수 없어 고통받는다. 인간에겐 의식주와 의료가 필요하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충족할 수 없으면 당연히 건강에 악영향이 간다.” 임상심리학자 칼라 마리 맨리의 말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위험한 환경, 좁은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사는 거주 조건, 영양부족은 고치기 힘든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두엽과 전두전엽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어린이는 충동 조절이 떨어지며 사고와 결정 능력에 손상을 입는다. 주의력과 집중력이 부족하게 되며 그 외에도 다른 문제들을 겪을 수 있다.
돈 문제로 건강을 해치지 말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는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겨우 입에 풀칠하고 지내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도움을 구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신용상담을 받아보라 : 도저히 어찌할 바를 모를 상황이라면 신용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심리치료를 받으라 : 재정 문제와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면, 심리치료사를 만나 치료를 추천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역마다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으며, 이곳에서는 무료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건강한 대응 기제를 알아보라 : 언제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육체적, 정신적 증상을 악화시키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간단하고 건강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도 해결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달리기, 요리, 명상 등 마음을 진정시키고 집중력을 되찾게 해줄 활동을 시도해 보라.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 허프포스트 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