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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4일 16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16일 13시 42분 KST

물건 훔치다 마트에서 눈물 쏟은 아버지에게 쏟아진 온정(영상)

배고파서 우유와 사과를 훔쳤다.

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열두살 아들과 함께 있던 서른네살 아버지 A씨가 마트 한복판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물건을 훔치다 붙잡한 직후였다. 그가 딱한 사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 마트 사장은 A씨를 용서했고, 출동한 경찰관은 A씨 부자에게 국밥을 사줬으며, 마트에서 A씨가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본 한 시민은 국밥을 먹고 있는 A씨의 식탁 위에 현금 봉투를 두고 사라졌다.  MBC뉴스가 14일 보도한 사연이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0일 오후 4시 무렵이었다. 인천의 한 마트 식품 매장으로 들어선 A씨 부자. 구석진 곳에서 잠시 머뭇거리던 A씨는 아이가 멘 가방을 열어 몰래 물건을 집어넣었다. 마트 직원은 A씨의 어설픈 절도행각을 CCTV화면을 통해 보고 있었다. 

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자 A씨는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아버지는 몸을 벌벌 떨면서 땀을 흘리면서 계속 용서해 달라고 사정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A씨가 훔친 건 우유 2팩, 사과 6개, 그리고 마실 것 몇 개가 전부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대략 1만원 안팎이었다. A씨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해선 안 될 일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A씨는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당뇨와 갑상선 질병을 앓게 되면서 몸이 아파져 여섯달 동안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됐지만 네 가족이 생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A씨가 살고 있는 임대 아파트엔 A씨의 어머니와 A씨의 일곱살 난 둘째 아들이 있었다. 

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MBC뉴스 보도화면 캡처

사연을 들은 마트 주인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도 경미안 사안이라고 판단해 A씨를 훈방 조치 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이재익 인천 중부경찰서 경위는 A씨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 이들을 가까운 식당에 데려가 국밥 한 그릇씩을 시켰다. 이 경위는 국밥을 사준 이유에 대해 ”아침 점심을 다 굶었다고 부자가 그러니까요...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딨습니까”라고 말했다.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A씨 부자가 식당에 들어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색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음식점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느닷없이 하얀 봉투를 이들 부자의 식탁 위에 내려놓은 뒤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봉투에는 현금 20만원이 들어있었다. 마트에서 A씨가 울면서 선처를 구할 때 그 모습을 본 남성이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끝내 찾을 순 없었다.

한편 경찰은 행복복지센터를 통해 아버지의 일자리를 알선하고 아들에게는 무료급식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마트 주인은 A씨 부자에게 쌀과 생필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