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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방에 설치한 카메라가 해킹당했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보안 카메라가 해킹당한 황당한 사건

 8살 아이의 방에 설치한 아마존 보안회사 ‘링’(Ring)의 카메라가 해킹당했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와 아이가 혼란에 빠졌다.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설치한 카메라 탓에 불안이 증폭된 사례다.

링의 보안 카메라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와 연동할 수 있어 아이 방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아이 방에 나타나면 동작이 감시되는 즉시 무선으로 부모의 스마트폰에 호출하는 식이다. 미국의 부모들이 안전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꽤 많이 설치한다.

미국 미시시피주에 사는 알리사 르메이의 부모 역시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링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러나 설치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평안은 불안으로 바뀌었다. 8살 소녀 알리사가 보안 카메라가 설치된 방 근처에 있던 어느 날 이상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알리사가 소리를 듣고 방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음악이 끊겼다.

잠시 후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 친구야?”

알리사는 아빠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알리사가 물었다.

″누구세요?”

목소리가 답했다.

″난 너의 베스트 프렌드란다. 산타클로스야. 내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이어 이 남자는 ”넌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어”라며 ”방을 엉망으로 만들 수도 있고, TV를 부술 수도 있지”라며 알리사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유도한다. 알리사가 ”도와주세요”라며 부모를 찾는다.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영상에는 아이들이 듣기에 부적절한 욕설 역시 섞여 있다. 해커가 카메라에 달려 있는 스피커를 통해 알리사에게 접근한 것이다. 이후 알리사의 아빠가 이 사실을 발견하고 카메라의 전원을 끌 때까지 이 남성은 알리사를 희롱했다. 

이 방에서는 알리사와 두 명의 자매가 함께 생활한다. 가장 끔찍한 사실은 해커가 이들을 계속 지켜봤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알리사의 엄마 애슐리 르메이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 아이와 제가 얼마나 기분이 나쁜지를 말로 다 못 옮기겠다”라며 ”보안 장치를 달았는데 완전 반대 효과가 생겼다. 아이들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 걔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링 카메라 탓에 악몽을 겪은 사람은 알리사의 가족뿐만은 아니다. ABC의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에서는 반려견을 지켜보기 위해 설치한 한 여성의 침실 카메라가 해킹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끔찍한 일이 벌어진 건 지난 월요일(11일)이다. 갑자기 보안 카메라의 감시 표시등에 불이 들어왔다. 링 카메라는 누군가가 이 카메라의 영상을 온라인으로 보고 있을 때 카메라에 불이 들어온다. 여성은 남자 친구에게 ”왜 카메라를 보고 있냐”고 문자를 보냈으나 남자친구는 ”무슨 소리냐”고 답했다. 잠시 후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침대에 있는 거 다 보여. 일어나. 그 XXX(비속어)를 깨워.”

그 외에도 플로리다의 한 가족이 한밤중에 경보 알람 때문에 깨어나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은 일이 있고, 텍사스의 한 부부는 알람 소리에 깨어나 “50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는 협박을 들었다. 아마존의 보안회사 링은 ”현재 우리는 이 이슈에 대해 조사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보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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