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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없습니다. 와주세요" 논란의 돌풍이 된 스테이크 체인점의 호소문

사장이 자필로 써 매장에 붙였다

  • 박세회
  • 입력 2019.12.13 14:45
  • 수정 2019.12.13 14:46

″부디 우리 가게에 스테이크를 먹으러 와주세요.”

일본 외식 업계에서 지난 수년간 큰 인기를 끌었던 유명 스테이크 체인점이 부탁인지 명령인지 구분할 수 없는 미묘한 홍보 문구 탓에 비판을 받고 있다. 

2013년 본점을 연 저가형 스테이크 체인점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2018년에는 일본의 모든 도부현에 출점을 달성할 만큼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도요게이자이에 따르면 작년부터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추락, 매출액이 점점 내려가다가 올해 10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41.4% 감소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사장은 지난 12월 3일부터 직접 쓴 자필 메모를 각 매장에 붙였다. 이 메모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장으로서 부탁드립니다. 종업원 모두가 활기차게 웃는 얼굴로 맞이하겠습니다.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일본 최초로 값싼 고급 쇠고기를 두껍게 썰어낸 스테이크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식문화를 발명해 번창했습니다. 지금은 점포가 급격하게 늘어난 언제 어디서나 이키나리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찾는 손님이 줄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까운 시일 내로 가게를 닫게 됩니다. 종업원 모두 건강하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게도 여러분의 희망에 따라 거의 모든 점포에 의자를 들였습니다. 메뉴도 정량화하여 150g, 200g도 따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 이치노세 쿠니오의 부탁입니다. 부디 여러분이 가게를 찾아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이키나리 스케이크는 창업 당시에는 입석 시스템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서서 먹는 게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스탠드형 의자를 배치한 가게를 늘리기 시작했다. 또한 200g 이상의 큰 커트(고기를 자른 덩어리)만 판매하다 최근에는 적은 양도 주문할 수 있게 시스템을 바꿨다.

반응은 가차 없다. 도요게이자이는 이 홍보문구를 두고 ”자화자찬이며 위에서 내려보는 시선”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일본 최초”, ”저렴한 고급 쇠고기”, ”식문화를 발명” 등의 표현이 고객에게 호소하는 말투로 읽히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에서는 ”우리 스테이크가 최고인데 왜 안 먹으러 오느냐고 혼내는 말투”라는 비판도 나왔다.

또한 도요게이자이는 이키나리 스테이크 측이 자신들의 영업 방침 실패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오히려 고객에게 ”좋은 가게가 있다는 걸 잊고 있는 건 아니냐”며 요구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야후 재팬의 뉴스란에서도 반응은 차갑다.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댓글을 보면 ”내점해 주지 않으면 폐점할 테다, 같은 협박으로 읽힌다”, ”애초에 도심부에서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는데, 교외에 의자가 딸린 매장을 무리하게 개점하고, 대량 출점하면서 고기와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에 자멸했을 뿐”이라는 내용이다. 다만 이번 호소문으로 여론의 주목을 끈 것만은 사실이다. 실제로 이 호소문이 크게 확산하자 일부에서는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일본 외식 체인점의 신흥 강자인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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