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우리도 당당히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유한국당에 맞불 필리버스터를 시사했다. 한국당에게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해오던 기존의 전략에 변화를 준 것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쟁점이 있는 법안인 만큼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을 굳이 막거나 방해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를 미뤘지만, 자유한국당이 끝내 협상을 외면하고 농성을 선택했다”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기다려도 대화와 타협만으로 오늘의 정국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민주당도 우리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의장께 내일 본회의를 열어서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상정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본회의가 열리면 단호하게 개혁법안과 민생법안, 예산 부수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무기한 농성에 대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과 오기의 정치”라며 ”검찰 특권과 선거 특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고 의회 민주주의를 마비시키는 것은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황 대표를 향해 ”이제 아스팔트를 버리고 협상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끝까지 협상의 문을 열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10일 처리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보류 △필리버스터 철회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시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한국당 내부 반발로 인해 ‘필리버스터 철회’가 보류됐다.
보류 결정에 민주당은 10일 “한국당은 원내대표 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어떤 신뢰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명한 뒤 한국당을 뺀 4+1협의체만의 예산안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해당 안을 통과시키자 한국당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며 반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