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고용률 사상 최고'는 노인 일자리 때문일까?

자세히 살펴보자

  • 박세회
  • 입력 2019.12.11 14:08
  • 수정 2019.12.11 14:09
계층 및 산업별 고용률 현황.
계층 및 산업별 고용률 현황. ⓒ통계청

통계청이 11일 전체 고용률 61.7%로 집계 이후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2019년 11월 고용동향’을 발표하자 ‘정부의 재정 사업의 일환이 노인 일자리 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11월 고용지표의 개선을 정부의 재정 사업 덕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올 11월 취업자 수는 275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3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 45만2000명 증가 이후 9월 34만8000명, 10월 41만9000명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 30만명 이상 증가다. 올 1~11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도 28만명을 넘어서 30만명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고용률의 증가가 눈에 띈다. 올 11월 전체 고용률은 61.7%로 전년동월대비 0.3%포인트(p) 증가했다. 이는 1982년 고용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폭이 40만 8000명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재정 사업의 일환으로 노인의 단기 일자리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일보 등은 ”나아진 고용 통계에 기여한 ‘주력’은 한창 현업에서 뛸 30~40대가 아닌 60세 이상 취업자였다”라며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50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만8000명 늘었다. 11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33만10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재정을 들여 만든 ‘초단기 노인 일자리’가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은 맞으나 고용 지표의 긍정적 변화를 모두 노인일자리 덕으로 돌려 성과를 축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보면 노인일자리는 지난해 51만개에서 61만개로 늘었다. 순증 폭은 10만개다. 전체 증가 폭(33만 1000명)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넘었다”고 단순하게 해석해 이를 ‘초단기 노인 일자리’의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고용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취업자도 4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평균 취업자 증가 폭도 28만명을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7.4%로 전년동월대비 0.3%p 상승했다. 65세 이후 연령대를 분리해 통계집계한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다.

취업자가 늘고 고용률이 올라가면서 실업률은 뚝 떨어졌다. 11월 실업률은 3.1%로 전년동월대비 0.1%p 하락해 2015년 11월 3.0% 이후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도 7.0%로 2012년 11월 6.7%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다만 제조업과 30·40대 취업자 감소가 계속되고 안정적인 장기 일자리보다 단기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연령계층별 취업자 및 고용률
연령계층별 취업자 및 고용률 ⓒ통계청

30, 40대 고용사정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취업자는 553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6000명 감소했으며, 40대 취업자도 같은 기간 17만9000명이나 줄었다. 다만 이 연령계층의 인구는 30대는 11만3000명, 40대는 11만1000명이 감소했다. 

고용노동부는 40대 취업자가 크게 감소한 데는 특정 산업의 취업자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산업별로 보면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6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6000명 감소했다. 2018년 4월 6만8000명 감소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역시 각각 7만명, 8만 8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3.3%, 2.4% 줄었다. 40대위 취업 비중이 높은 산업의 규모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일자리도 크게 늘어난 것 역시 사실이다. 11월 1~17시간 일자리 취업자는 189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38만6000명 증가했다. 2011년도 9월 134만6000명 증가 이후 8년3개월 만에 최대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대 고용지표의 뚜렷한 개선세가 계속되며 고용회복 흐름이 시장에서 공공히 자리매김했다”며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크게 축소된 부분에서 고용의 양적 지표가 확연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질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지표들이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정치 #정책 #고용지표 #노인일자리 #고용지표개선 #재정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