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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0일 09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10일 09시 38분 KST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한 때 국내 2위 규모였던 대우를 이끌었다.

Paul Barker / Reuters
South Korea's Daewoo Group chairman Kim Woo-choong briefs the press in Seoul March 26. [On the eve of Daewoo Motors launch of their new Matiz automobile, Kim spoke on a variety of subjects including the forced restructuring of Korea's chaebols (conglomerates) and the government's role in the current economic crisis.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밤 11시50분께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살.

국외에 머물러온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해 1년여 입원과 통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건강 악화로 이날 저녁 아주대병원에 입원했었다. 그의 증세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연세대 상대를 졸업했다. 그는 1966년까지 한성실업에서 근무하다 31살 때인 1967년 당시 자본금 500만원으로 대우실업을 설립했고 이후 현대그룹에 이어 자산 규모 국내 2위의 기업집단을 일궈냈다. 대우그룹은 1999년 해체됐다. 대우그룹은 1990년대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을 기치로 급격히 성장했다. 대우가 해체되기 직전 해인 1998년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한국 수출액 1323억달러의 14%가량을 차지했다.

대우의 ‘수출 신화’로 김 전 회장은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대접받았다. 그는 1969년 한국 기업 최초로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해외지사를 세웠고, 1975년에는 종합상사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부실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섰다. 1976년 한국기계(대우중공업), 1978년 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대한조선공사(대우조선해양) 등을 인수한 뒤 짧은 시간에 경영정상화를 일궈내 한국 중화학산업을 이끌었다. 대우는 1976~1978년 에콰도르·수단·리비아 등 중남미·아프리카 진출에도 도전했다.

무역과 건설부문을 통합해 ㈜대우를 설립한 건, 1982년이었다. 이후 자동차·중공업·조선·전자·통신·금융·호텔 등 전방위 사업 확장을 통해 그룹화에 나섰고, 1999년 그룹 해체 직전 대우는 계열사를 41곳까지 늘렸다. 1998년 대우그룹의 자산총액은 76조원이 넘었고, 매출은 91조원에 이르렀다. 출간 6개월 만에 100만부가 팔린 에세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나온 해가 1989년이었다.

ASSOCIATED PRESS
A South Korean reads at a former Daewoo Group chairman Kim Woo-choong's fictionalized biography book at a bookstore in Seoul, Monday, June 13, 2005. The fugitive former chairman of South Korea's collapsed Daewoo Group conglomerate is expected to return home this week after fleeing about six years ago. Kim, one of South Korea's most wanted fugitives, is accused of having falsified Daewoo's accounts to draw billions of dollars in illegal bank loans. (AP Photo/ Lee Jin-man)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INCHEON, SOUTH KOREA - JUNE 14: Investigators from the South Korean prosecution arrest Kim Woo-Choong (C), former chairman of the Daewoo Group, upon Kim's arrival at an airport on June 14, 2005 in Inchon, South Korea. Kim, 69, who built Daewoo into a global corporate powerhouse and fled South Korea when it collapsed with debt of $70 billion almost six years ago, returned home on Tuesday to face charges of fraud.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사세가 커졌지만 부실의 규모는 더욱 컸다. 그룹 해체 직전인 1998년 부채 규모는 89조원에 달해 자산총액보다 컸다.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공적자금 30조원이 투입됐다. 외환위기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든 뒤 1999년 8월 채권단의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그룹은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난 뒤 2010년부터 지와이비엠(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양성사업을 벌여,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타이 등 동남아시아에 청년사업가 1천여명을 배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그룹 해체 이후로도 매년 창업기념일에 기념행사를 진행해왔는데, 김 전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2017년 3월 서울에서 열린 ‘대우창업 50주년’ 행사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김 전 회장의 행보는 공개된 적이 없다.

김 전 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지와비엠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달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대우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 전 회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1호실에 마련될 예정이고,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녀 김선정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와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