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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겸 방송인 곽정은이 "남자를 빼고서는 여자를 설명하지 못하는 나태한 시각"을 비판했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곽정은
곽정은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작가이자 방송인 곽정은이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대해 다시 비판하는 듯한 글을 인스타그램에 썼다.

곽씨는 자신의 인터뷰가 방송된 지난 3일 이미 한 차례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당시 ‘이별에 관한 일반론을 말했을 뿐인데 전 애인의 자료화면을 붙여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것 처럼 편집하다니 비겁하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글이 기사화되며 화제가 됐지만 프로그램 측은 8일 해당 부분을 수정하지 않은 본방송 영상을 그대로 재방송했다. 이에 곽씨가 다시 구체적으로 프로그램 측을 비판하는 글을 쓴 것이다.

그는 ”‘남자를 빼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는 나태하고 저열한 시각”을 지적하며 ‘인간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에서조차 ‘이혼한 여자‘, ‘남자친구와 이별한 여자‘로만 소비되는 건 (여성에게) 조용히 부수적인 역할만 담당하라 말하는 세상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상은, 오래전부터 그랬듯이, 우리에게 축소되어 있으라고 할 것이다. 44사이즈가 되어야 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 여자와 그릇은 밖으로 돌리는거 아니야, 애들 옆엔 엄마가 있어야지, 여자가 너무 드세면 못써... 축소되고 찌그러져 조용히 부수적인 역할만 담당하고 있으라 말하는 세상의 목소리는, 그리 쉽게 삭제되지 않을 것이다. 내 인생과 커리어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했음에도, 인간을 다루는 다큐라는 프로그램에서조차 내가 ‘이혼을 한 여자’, ‘남자친구와 이별한 여자’라는 시각으로만 끊임없이 소비되는 존재가 되는 일도 그런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남자를 빼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라는, 그 나태하고 저열한 시각. 13년 기자 활동을 하고 아홉 권의 수필을 낸 작가가 아니라, ‘연애 전문가’라는 축소된 타이틀로 불리고 그 타이틀 때문에 재차 조롱 당하는 그런 것들.”

그는 이어 ‘그러나 결국에는 세상이 정해놓은 작은 역할에 머무는 삶을 살지, 혹은 구속을 벗고 세상에 손을 내미는 삶을 살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나는 후자의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고 글을 마쳤다.

아래는 곽씨의 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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