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시위가 무력 격돌의 국면에서 벗어나 2016년 한국의 촛불 혁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약 3km의 행진 대열을 만들었다.
휴일인 8일(현지시간) 홍콩의 민주 시위 세력인 ‘민간인권전선’이 유도한 집회에 80만명이 모였다. 홍콩의 인구는 약 74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사람들이 집회에 참여한 것이다. 이 대규모 집회는 직전까지 이어졌던 폭력적 양상과 크게 달랐다.
가디언 등은 ”대부분이 평화로웠고 폭력적인 장면은 잘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위의 구호는 ”홍콩을 되찾자! 우리 시대의 혁명!”이다. 홍콩에서 가장 밀집한 상업지구인 코즈웨이 베이에는 3km에 달하는 인파의 물결이 일었다. 특히 이날의 시위는 사전 허가를 받아 경찰 18만 3000명이 시위대와 함께했다.
홍콩 경찰이 4개월 만에 시위대에게 시위 허가를 내준 것 역시 달라진 홍콩 정치의 지형을 보여준다. 지난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 진영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효과가 반영되었다는 분석이다.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변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존의 ‘5대 요구 사항‘을 외치고 있다.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 강경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가 이들의 요구 사항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시위대는 “5가지 전부 단 하나라도 뺄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