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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탄핵 추진 방향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남겼다

증인으로 출석한 헌법학자들은 트럼프의 행위가 '탄핵 사유'가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 허완
  • 입력 2019.12.05 17:10
  • 수정 2019.12.05 17:12
House Judiciary Committee Chairman Rep. Jerrold Nadler, D-N.Y., right, swears in a witness during a hearing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al grounds for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Donald Trump, Wednesday, Dec. 4, 2019,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Drew Angerer/Pool photo via AP)
House Judiciary Committee Chairman Rep. Jerrold Nadler, D-N.Y., right, swears in a witness during a hearing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al grounds for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Donald Trump, Wednesday, Dec. 4, 2019,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Drew Angerer/Pool photo via AP) ⓒASSOCIATED PRESS

미국 하원 법사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작성을 위한 청문회를 개시한 4일(현지시각),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민주당, 뉴욕)은 탄핵 사유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한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6년 대선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를 언급하면서다.

내들러 위원장은 우선 트럼프가 자신의 내년 대선 재선을 위해 어떤 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 했는지 언급했다. 그리고는 이같은 행위가 ”행동 패턴”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외국 (정부)의 개입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내들러 위원장이 말했다. ”그는 2020년 대선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에) 이를 요구했다. 두 사건 모두에서 그는 들통 났다. 그리고 두 사건 모두에서 그는 미국 시민들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자신이 가진 모든 권한을 동원했다.”

이처럼 내들러 위원장이 두 사건을 연관지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고 의회의 탄핵조사를 방해한 행위를 탄핵 사유에 포함시키는 것을 민주당이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House Judiciary Chairman Jerrold Nadler, Democrat of New York, speaks during a House Judiciary Committee hearing on the impeachment of US President Donald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DC, December 4, 2019. - The next phase of impeachment begun December 4 in the US Congress, as lawmakers weigh charges against Donald Trump, after the high-stakes inquiry into the president detailed 'overwhelming' evidence of abuse of power and obstruction. Four constitutional scholars will testify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in the first of a series of hearings to establish the gravity of Trump's alleged crimes. (Photo by SAUL LOEB / POOL / AFP) (Photo by SAUL LOEB/POOL/AFP via Getty Images)
House Judiciary Chairman Jerrold Nadler, Democrat of New York, speaks during a House Judiciary Committee hearing on the impeachment of US President Donald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DC, December 4, 2019. - The next phase of impeachment begun December 4 in the US Congress, as lawmakers weigh charges against Donald Trump, after the high-stakes inquiry into the president detailed "overwhelming" evidence of abuse of power and obstruction. Four constitutional scholars will testify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in the first of a series of hearings to establish the gravity of Trump's alleged crimes. (Photo by SAUL LOEB / POOL / AFP) (Photo by SAUL LOEB/POOL/AFP via Getty Images) ⓒSAUL LOEB via Getty Images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헌법학자들은 우크라이나에 관련된 트럼프의 행위가 법적으로, 또 역사적 정의로 탄핵 요건이 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의 법사위 고문은 뮬러 특검의 수사를 방해하려 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에 해당하는지 증인들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출석한 법학자 네 명 중 세 명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권한을 남용한 사례를 바로잡기 위해 헌법에 탄핵 조항이 포함됐던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게 바로 탄핵(조항)을 비롯한 헌법을 작성한 이들이 막으려고 했던 그런 비위행위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로스쿨 교수 마이클 게르하르트가 말했다. 

트럼프가 탄핵될 만한 행위를 저질렀음을 의회가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한 건 공화당이 요청한 증인으로 나온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의 조너선 털리 교수가 유일했다.

House Judiciary Committee Chairman Rep. Jerrold Nadler, D-N.Y., center, with members of the committee, speaking during a hearing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al grounds for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Donald Trump, Wednesday, Dec. 4, 2019,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Drew Angerer/Pool photo via AP)
House Judiciary Committee Chairman Rep. Jerrold Nadler, D-N.Y., center, with members of the committee, speaking during a hearing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al grounds for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Donald Trump, Wednesday, Dec. 4, 2019,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Drew Angerer/Pool photo via AP) ⓒASSOCIATED PRESS

 

증인으로 나온 나머지 다수의 법학자들은 지금까지 나온 팩트는 탄핵 가능한 행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증거들은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대통령직을 위해 경쟁하는 후보를 약화시키는 일에 외국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동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 파멜라 칼란이 말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노아 펠드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득을 얻기 위해 다른 그 누구도 할 수 없었을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했다고 말했다.

세 명의 교수는 정치적 경쟁자에게 ‘부패했다’는 낙인을 찍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와 백악관 초청을 보류한 것은 헌법이 규정한 탄핵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칼란 교수는 ”자신이 당선된 (2016년) 대선이든, 재선을 노리는 (2020년) 대선이든, 선거를 뒤집으려고 행동하는 대통령에게 적용시키기 위해 (탄핵 조항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털리 교수는 트럼프의 행동이 잘못된 건 사실이지만 의회가 트럼프의 탄핵 사유를 입증할 ”사실 증인”의 증언을 충분히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의 행동을 ”뇌물”로 규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말했고, 의회가 탄핵 절차를 너무 급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onstitutional law experts, from left, Harvard Law School professor Noah Feldman, Stanford Law School professor Pamela Karlan,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Law School professor Michael Gerhardt and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Law School professor Jonathan Turley, are sworn in to testify during a hearing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al grounds for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Donald Trump, Wednesday, Dec. 4, 2019,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AP Photo/Jacquelyn Martin)
Constitutional law experts, from left, Harvard Law School professor Noah Feldman, Stanford Law School professor Pamela Karlan,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Law School professor Michael Gerhardt and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Law School professor Jonathan Turley, are sworn in to testify during a hearing before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on the constitutional grounds for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Donald Trump, Wednesday, Dec. 4, 2019,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AP Photo/Jacquelyn Martin) ⓒASSOCIATED PRESS

 

트럼프 대통령이 보류했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금을 어쨌든 결국에는 집행하도록 승인한 사실이 탄핵 사유를 검토하는 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펠드먼 교수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성공적으로 덮는 데 끝내 실패한 사실이 그를 탄핵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았다.” 펠드먼 교수가 말했다. ”그러한 시도 자체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문서 제출 및 증인 출석 소환장에 불응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자 사법방해에 해당하며 그 자체로 탄핵 사유가 된다는 데 헌법학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대통령이 탄핵(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법 위에 두는 것이다.” 펠드먼 교수가 말했다.

학자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려 한 혐의 역시 탄핵 사유에 부합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뮬러 특검이 제시한 증거들과 공개된 기록들은 사법방해의 매우 강력한 증거가 된다.” 게르하르트 교수가 말했다.

WASHINGTON, DC - DECEMBER 04: Rep. Jim Jordan testifies during a House Judiciary Committee impeachment inquiry hearing in the Longworth House Office Building on Capitol Hill on December 4, 2019 in Washington, DC. (Photo by Sha Hanting/China News Service/VCG via Getty Images)
WASHINGTON, DC - DECEMBER 04: Rep. Jim Jordan testifies during a House Judiciary Committee impeachment inquiry hearing in the Longworth House Office Building on Capitol Hill on December 4, 2019 in Washington, DC. (Photo by Sha Hanting/China News Service/VCG via Getty Images) ⓒChina News Service via Getty Images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 정보위에서 그랬던 것처럼, 법사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변호하며 이번 청문회가 보여주기 위한 ‘TV 쇼’에 불과하고, 탄핵조사가 대통령을 겨냥한 내용 없는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당신들은 그냥 이 양반(트럼프)이 싫은 겁니다.” 법사위 공화당 간사 덕 콜린스(조지아))가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그를 탄핵하고 싶어했다고, 콜린스 의원은 주장했다. (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폭로한 내부고발자의 제보가 나오기 전까지는 당 일각의 탄핵 추진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는 증인으로 출석한 학자들을 폄훼하며 그들의 증언은 로스쿨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미국인들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를 잘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콜린스는 존마샬 로스쿨 출신이다.)

또 콜린스 의원은 증인들이 앞서 진행된 정보위 청문회와 보고서들을 읽어보지 못했을 것이므로 그들의 의견은 가치가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칼란 교수는 마이크가 꺼진 채로 이같은 발언을 강하게 반박했다.

″저는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의 모든 증언록을 읽어봤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팩트들을 검토하지 않았다면 제가 이런 발언들을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법학 교수로서 제가 팩트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씀에 모욕감을 느낍니다.”

 

* 허프포스트US의 Democrats Hint They’re Mulling Impeaching Trump For More Than Just Ukrain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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