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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무가베의 재산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짐바브웨 국민들은 "너무 적다"는 반응이다

37년 간 독재를 하며 짐바브웨의 경제를 파탄냈다.

지난 2017년 11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37년 만에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최빈국인 짐바브웨 국민들이 하루 1.25달러를 벌 때 부정한 방식으로 국가 재산을 착취했고, 부인인 그레이스 무가베에게 차기 대통령 자리를 물려줘 ‘부부 세습’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 했던 독재자였다.

로버트 무가베. 2017년 7월 29일.
로버트 무가베. 2017년 7월 29일. ⓒPhilimon Bulawayo / Reuters

무가베를 몰아낸 것은 무가베의 수하들이었던 군부 세력이었다. 이 때문에 인권기구 등에서는 짐바브웨의 대통령은 바뀌었어도 권위주의적 시스템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외신들은 무가베가 군부와의 협상에 따라 국외로 추방되거나 막대한 재산을 몰수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 예측은 맞았다. ‘절대 왕좌’로부터 물러난 지 2년여 된 지난 9월, 무가베는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리고 무가베의 딸 보나는 10월 21일, 고등법원에 짐바브웨 내 무가베의 재산 목록을 신고했다. 무가베가 생전에 보유했던 재산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3일 짐바브웨 헤럴드에 따르면 무가베의 재산은 짐바브웨 은행 외화계좌에 있는 1천만달러(한화 약 119억원)와 농장과 과수원, 집 4채와 차 10대 등이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147달러에 불과한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에 비교했을 때 무가베의 재산은 막대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가베의 재산 규모가 너무 적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P는 ”짐바브웨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가베의 유산이 생각보다 적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재임 기간 동안 축적한 재산을 고려할 때, 숨겨진 재산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무가베와 그레이스 무가베. 2017년 4월 18일.
무가베와 그레이스 무가베. 2017년 4월 18일. ⓒPhilimon Bulawayo / Reuters

무가베는 집권 기간 동안 백인 소유 토지 몰수, 외국 자본의 주식 양도 강요, 무분별한 화폐 찍기 등 무능한 경제정책으로 초인플레이션을 불러오는 등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무가베 일가는 막대한 부를 지켰다. 일례로, 그레이스 무가베는 명품 쇼핑에 한 번에 1억원이 넘는 돈을 써 ‘구찌 그레이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사치했다.

이 때문에 무가베의 재산은 이보다 더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보나가 신고한 것은 짐바브웨 내의 재산에 불과했다. 2015년 가족들의 재산 분쟁으로 무가베가 홍콩에 760만달러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BBC에 따르면 그가 스코틀랜드의 성(城)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아시아에 재산을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가베는 별달리 유서를 남기지 않았는데, 짐바브웨 법에 따라 재산은 그대로 그레이스 무가베와 보나 등 유가족이 상속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쿠데타로 대통령이 된 에머슨 음낭가과 등이 이를 그대로 지켜볼 것인지는 미지수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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