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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04일 16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04일 16시 54분 KST

'퀄컴에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 적법' 법원 판단이 나왔다

퀄컴이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뒤 3년 만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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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통신장비업체 퀄컴이 엘지와 화웨이 등 휴대폰 제조업체에 부당한 계약을 강제한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1조 300억의 과징금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7년 2월 퀄컴이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뒤 약 3년만에 나온 판단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노태악)는 퀄컴 인코포레이티드와 계열사인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1조 300억 과징금 처분은 적법하다”고 4일 밝혔다. 또 공정위가 퀄컴에 내린 시정명령 10개 항 중 2개만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먼저 퀄컴이 모뎀칩셋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가진다고 인정했다. 퀄컴은 휴대전화 생산 시 필수적으로 실시 허락을 받아야 하는 표준필수특허(SEP)를 독점적으로 보유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모뎀칩셋 공급 상당 부분을 퀄컴에 의존해, 퀄컴은 200여개 중소 휴대폰 제조사들과 비교해 사업 규모와 매출액 면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이에 퀄컴은 경쟁 모뎀침셋 제조업체 등에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프랜드(FRAND) 확약을 약속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퀄컴이 프랜드 확약을 어기고 “경쟁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이를 요청해도 라이선스 범위를 제한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판매처를 제한하고, 제조사 영업 정보를 퀄컴에 보고하게 하는 조건 등도 내걸어 제조사 사업 활동을 방해한 점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퀄컴이 프랜드 확약에 따른 협상을 회피하고,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했다. 모뎀칩셋을 공급받는 제조사에 대한 공급 거절이나 금지청구로 특정 제조사를 배제하고, 경쟁자 수를 감소시켰다”며 시장 내 경쟁을 제한하는 부당한 거래를 한 점 역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국 퀄컴이 “모뎀칩셋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며 공정위의 시정명령 처분은 적절하다고 보았다.
다만 휴대폰 제조사에 대한 포괄적 라이선스 계약과 휴대폰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실시료, 크로스 그랜트(특허 보유 기업이 무상으로 특허를 공유하는 관행)에 관한 내용은 “불이익한 거래나 부당한 거래 행위로 볼 수 없다”며 그에 대한 공정위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위법하다고 인정된 행위를 기준으로 산정한 과징금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공정위가 처분한 10가지 시정명령 중 일부가 취소되더라도 적법하다고 판단한 시정명령으로도 시장질서를 회복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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