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2월 04일 10시 59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05일 16시 13분 KST

누가, 왜 북극곰의 몸통에 스프레이를 뿌렸는가? (영상)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가디언 영상 캡처
북극곰

누군가 한 북극곰의 몸통에 ‘T-34’라는 글자를 썼다. 이 북극곰을 촬영한 영상이 번지자 환경운동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북극곰을 사냥하기 위해 써둔 표식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이 이 표식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해당 비디오는 세계자연기금(WWF)의 멤버인 세르게이 카프리가 소셜미디어에 처음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은 러시아의 최북동부에 있는 추코트카 지역에서 촬영됐다. 다만 카프리는 이 영상이 촬영된 정확한 지점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프리는 이 영상이 메시징 서비스 왓츠앱(카톡이나 텔레그램과 비슷)에 모인 추코트카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참고로 북극곰의 몸에 쓰여 있는 ‘T-34’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소련제 탱크의 모델명이기도 하다. 이 탱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비에트 연방이 나치를 격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사 계속)

카프리는 BBC에 ”정확한 지역, 지구 혹은 이 영상이 촬영된 지점이 어딘지는 모른다”라면서도 ”만약 이 표식이 군사적인 의미라면 이는 삐뚤어진 역사 인식으로 인한 무례한 행동이다”라고 밝혔다. 세계자연기금의 대변인 역시 BBC에 ”충격적”이라며 ”나쁜 장난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단순한 장난이 아닐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곰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포박하거나 마취시키지 않는 이상 몸통에 스프레이로 그라피티를 그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북지방생명문제연구소의 연구원 아나톨리 코치녜프는 이 곰이 촬영된 지역이 ‘노바야젬랴’ 지역이라고 추측한다.

러시아 북부의 군도로 이뤄진 노바야젬랴 지역에서는 지난 2월 수십 마리의 북극곰이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로 쳐들어와 주 전체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바 있다. 당시 전문가들이 곰을 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야젬랴의 거주지 인근에 북극곰이 나타난 것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북극 지역에 먹을 것이 없어지자 굶주린 곰들이 인간이 사는 지역까지 내려와 먹을 것을 약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페인트는 북극곰이 수영을 하다 보면 몇 주 안에 지워지기는 할 테지만, 그래도 문제는 남아있다. 북극곰의 털은 눈이 쌓인 환경에서 사냥감에게 몰래 다가갈 때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검은 글자가 쓰여 있어서는 사냥을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달아 사냥에 실패한 북극곰은 아사할 수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PRESENTED BY 일동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