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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의 인기가 'EBS 수신료 인상' 국민청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잘 키운 펭귄이 복을 물어다준 셈이다.

최초의 펭귄 연습생 펭수(10)는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캐릭터다. 펭수의 인기에 힘입어, 펭수의 소속사인 EBS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바로 EBS의 수신료를 올려 달라는 내용이다.

지난 11월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영방송 EBS의 수신료를 늘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 작성자는 ”수신료의 대부분은 KBS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EBS는 전체 국민이 내는 수신료 중 3%만 이용하고 있다”라며 “KBS는 국민들의 방송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논란도 많고 국민들에게 유익한 채널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EBS/자이언트펭TV

작성자는 “EBS는 초, 중, 고등학생 교육방송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데 수익이라고는 오직 교재 판매”라며 ”심각한 적자에 시달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어린이 프로그램도 계속 제작하기 어렵다고 하고, EBS 적자가 심화되면 수능강의 등의 질이 떨어져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컨텐츠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아와 청소년, 성인이 되어서도 교육이 필요한 모두를 위해 공영방송 EBS가 받는 수신료를 최소 10%로는 인상해 주셔서 더 나은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썼다.

끝으로 작성자는 ”어린이를 위한 문화방송사업 뿐만 아니라 최근 유명해진 ‘펭수’ 등 전연령을 위한 캐릭터사업 등 EBS에서는 교육적이고 유익한 활동을 내보내고 있다”며 “EBS가 받는 수신료가 늘어날 수 있도록 청원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실제로 EBS는 전체 수신료의 3%만 배분받는다. 방송법이 EBS 수신료 배분율을 3%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TV 수신료는 6333억원에 달했으나, EBS에는 177억만 배분됐다. 1인당 수신료 2500원 중 EBS에는 70원만 배분되는 셈이다.

EBS의 수신료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2007년 송종길 경기대 교수는 “KBS가 수신료의 97%를 가져가고 EBS에게는 3%가 돌아간다. 이는 한국전력에 지급되는 위탁수수료보다 낮다”며 “EBS도 KBS와 함께 공영방송의 한 축이라고 보면 수신료가 기본 재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이언트펭TV

2015년에는 신용섭 EBS사장이 나서 “E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해야 하고, 수신료 배분율도 15%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수신료 격차는 계속되고 있으며, 한국전력에 돌아가는 수수료를 제외하면 수신료의 97.2%는 KBS에게, 2.8%만이 EBS에 돌아간다. 수신료 매출 역시 차이가 컸다. KBS의 경우 전체 재원의 46.0%이지만 EBS는 7.4%에 불과했다.

EBS로서는 잘 둔 연습생 덕분에 우호적 여론을 얻게 된 셈이다. 실제 EBS의 수신료를 올려 달라는 청원은 지난해에도 올라온 적이 있으나 1312명의 동의를 받은 채 종료됐다. 그러나 펭수의 인기가 높아진 뒤 게시된 이번 청원은 그보다 5배 가량 많은 5530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펭수는 EBS의 수익에도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EBS 측은 펭수로 인한 정확한 수익을 공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지만, 펭수의 인기와 함께 EBS 수신료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구성원들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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