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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사관 사망'을 두고 여야가 각각 다른 대상을 향해서 맹공을 퍼부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했다.

  • 이진우
  • 입력 2019.12.03 15:19
  • 수정 2019.12.04 10:56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A씨가 1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소재 지인 사무실.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A씨가 1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소재 지인 사무실. ⓒ뉴스1

12월 1일 - A 수사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A 수사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A 수사관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리 혐의 수사의 상황을 점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A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하는 메모를 가족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일 - 백원우 특감반에 여론의 이목이 쏠리다

A 수사관이 숨자자 ‘백원우 특감반’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백원우 특감반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비공식적으로 운영한 곳으로, 핵심인물은 A 수사관과 B 행정관 등 2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수사관 등이 울산에 내려가 당시 울산시장 사건을 점검했다는 검찰발 보도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고인을 포함한) 2명의 특감반원이 (울산에 내려가) 당시 울산시장 사건을 점검했다는 언론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 두 분의 감찰반원은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 청취를 담당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또 A 수사관과 함께 울산에 간 B 행정관의 말을 전했다. A 수사관은 B 행정관에게 ”김기현 사건을 당시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던 사안”이라고 말했으며, 민정행정관실 C 행정관에게도 전화를 걸어 ”울산지검에서 오라고 한다.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울산 고래고기 때문에 간 적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 대변인은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게 아닌지 숙고하고 있다”며 ”어떤 이유에서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2월 3일 - 여야가 맹공을 퍼부었다, 각각 다른 대상을 향해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친문 농단 게이트의 몸통은 청와대, 수장은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A 수사관이) 울산 고래고기 때문에 간 적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는 C행정관의 말을 전한 것에 대해서도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난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온갖 변명과 궤변을 늘어놓으며 검찰 때문에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청와대는 음습한 부정선거 정치공작의 본산으로 전락했다”며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가짜뉴스의 본산”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판 ‘닉슨 게이트‘가 터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청와대는 (고인의) 명예 훼손 운운하며 야당·언론·검찰을 겁박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라”고 촉구했다.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을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한 것이다. 워터게이트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당선되기 위해 야당 인사들에게 도청을 시도한 게 발각된 뒤 이를 거짓말로 무마하려다 결국 사임하게 된 사건이다.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선거공작은 과거 군부정권에나 있을법한 초대형 국정농단”이라면서 비판에 가세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청와대 앞에서 ‘미래를 향한 전진 4.0 창당준비위원회’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이 패스트트랙 수사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며 숨진 A 수사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고래고기 사건과 관련해 수사관 사망 경위에 의문이 없도록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검찰이) 압수수색한 휴대폰에 대해 검경 합동 포렌식 검증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법무부에는 검찰수사팀의 강압적 수사가 있었는지 특별감찰을 실시해 규명할 것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여러 번 반복되는 검찰수사 행태를 막기 위해서 민주당은 공수처 신설·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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