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남성이 27세 여성을 계획적으로 집단 강간한 후 살해해 불에 태우는 끔찍한 범죄를 벌였다. 이 사건으로 인도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들고일어나 ‘즉결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9일 인도 텔랑가나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실종된 27세의 여성 수의사의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이후 경찰 조사로 지난 금요일(11월 30일) 네 명의 남성이 집단 강간의 용의자로 체포됐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네 명은 피해 여성 스쿠터의 타이어 바람을 일부러 빼 이동하지 못하도록 한 뒤, 수리를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네 명은 피해 여성을 외딴 길가로 끌고 간 뒤 집단으로 강간한 뒤 목 졸라 죽이고 시신을 불에 태웠다.
지난 30일 하이데라바드 경찰서 앞에는 공정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강간범을 교수형에 처하라”는 푯말을 들고 있었다. 격해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장면도 벌어졌다. 경찰서에 접근하는 시위대를 막는 과정에서 일부 경찰이 진압봉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세 명의 경찰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시위는 인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 주말 델리, 벵갈루루, 콜카타 등지에서 하이데라바드 강간 사건에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즉결 공개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의 사법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인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인도에서는 3만3658건의 강간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하루 평균 92건꼴이다. 2013년에 보고된 강간 사건이 2만4923인 것과 비교하면 5년 사이 35%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실제 강간 사건이 증가했을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강간 사건 신고율의 증가’가 더 클 것으로 분석한다.
이 사건은 ’2012년 델리 버스 집단 강간 사건’ 이후 강간 범죄에 대한 분노가 가장 크게 폭발한 사건이다. 지난 2012년 12월 남성 지인과 영화를 보고 귀가하던 여성 대학생이 버스 안에서 버스 승객과 운전사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부상한 채 버려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강간은 인도의 사회 문제 중 가장 큰 이슈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