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2월 03일 11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03일 11시 41분 KST

트럼프가 기습적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 중 하나인 미국 농가에 어필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WASHINGTON, DC - AUGUST 30: U.S.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up two hats that say "Make Our Farmers Great Again" as he departs the White House August 30, 2018 in Washington, DC. Trump is scheduled to attend events in Indiana later today. (Photo by Win McNamee/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처럼 두 국가를 영구 면제하기로 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올린 트윗에서 두 나라가 ”우리 농부들에게 좋지 않은”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했다며 관세를 복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케미’를 과시해왔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이 트럼프의 트윗을 보여주자 그는 ”알루미늄?”이라고 되물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트럼프에게 전화를 해봐야겠다. 나에게는 그와 열려있는 채널이 있다.”

아르헨티나 생산노동부 장관 단테 시카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주에 워싱턴에서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신호는 전혀 없었다.” 

ASSOCIATED PRESS
Brazil's President Jair Bolsonaro attends a ceremony at the Planalto Presidential Palace, in Brasilia, Brazil, Monday, Dec. 2, 2019. Bolsonaro’s U.S.-focused foreign policy efforts suffered a severe setback on Monday when his American counterpart Donald Trump pledged to impose tariffs on steel and aluminum on the South American nation. (AP Photo /Eraldo Peres)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면제를 뒤집은 계기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지난주 브라질 경제장관이 환율 변동에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후 헤알화 가치가 기록적인 하락세를 찍었고,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과 정부 당국자들은 두 나라가 의도적으로 통화가치를 하락시킨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오히려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내다 팔아왔다는 것. 로이터도 ”두 나라는 달러대비 자국 통화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며 ”정반대가 진실”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전격적인 발표가 겨냥하는 대상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환율 조작’은 아니라 하더라도 두 나라의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고, 덕분에 두 나라가 해외에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이 저렴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게 된다.

이는 브라질산 및 아르헨티나산 농산품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미국 농가들에게 간접적인 타격이 된다. 두 나라는 미국-중국 무역전쟁의 여파로 대중국 수출량이 감소한 미국산 농산품을 대체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크게 늘려왔다.

일례로 브라질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 동안 중국 대두 수입량의 77%를 차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농무부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이전의 40%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많은 브라질인들이 보기에 이건 수지 맞는 장사를 하고 있는 브라질 대두 농가들에 대한 복수의 냄새가 나는 것이다.” 투자회사 마틴커리에서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킴 카테키스가 로이터에 말했다. ”브라질 대두 농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가격이 비싸진) 미국산 대두 판매를 대체함으로써 미국-중국 무역전쟁에서 막대한 이득을 누리고 있다.” 

Reuters
Farmer Mark Klinger harvest his field at his farm in Pecatonica, Illinois, U.S., July 25, 2018. Photo taken July 25, 2018. REUTERS/Joshua Lott

 

돼지고기와 대두를 비롯한 농산품을 미국에서 대량 수입해왔던 중국이 미국-중국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인상으로 수입처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 전환해왔고, 이는 ”트럼프와 다른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마음을 괴롭혀왔다”고 NYT는 전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 농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 중 하나다. 미국 농가들은 미국산 농산품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는 상황을 틈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산 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트럼프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정말로 원하는 것은, ‘당신들이 중국으로의 농산품 수출을 좀 줄여줘야겠다. 그게 (미국) 농가들에게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일 거라고 나는 강하게 추측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선임 연구원 모니카 데 볼레가 말했다.

브라질의 철강업계를 대변하는 단체 브라질철강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보복”으로 규정했다.

″미국 농가들을 ‘보상’하기 위한 방법으로 브라질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은 브라질에 대한 보복이다. (...) 그와 같은 결정은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브라질에서 반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미국 철강제조 산업에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슬라브의 3분의 2가량이 브라질에서 온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철강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백악관은 두 나라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한 공식 발표를 아직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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