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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02일 12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02일 12시 10분 KST

가디언 "여성혐오와 정신질환에 대한 터부가 K팝 스타의 삶을 파괴한다"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ASSOCIATED PRESS
A memorial altar of K-pop star Goo Hara is seen at the Seoul St. Mary's Hospital in Seoul, Monday, Nov. 25, 2019. Hara was found dead at her home in Seoul on Sunday, police said. (Chung Sung-Jun/Pool Photo via AP)

여성 K팝 스타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과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대해 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외신도 연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주목하며 이를 분석 중이다.

가디언은 1일 한국의 현재 상황을 ”유해한 여성 혐오와 정신 질환을 실패로 보는 편견이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라며 ”그렇지 않아도 압박과 제약이 심한 음악업계에서 여성혐오와 정신 질환에 대한 터부가 섞인 유독한 환경이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故 설리(최진리, 25)에 대해서는 ”설리는 브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밤에 나가 술을 즐겼다는 이유로, 나이 많은 남성을 이름으로 불렀다는 이유로 온라인 악플의 희생양이 됐다”라며 ”악플의 대상이 된 가장 지독한 ‘범죄’는 그녀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표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故 구하라(28)에 대해서는 리벤지 포르노로 자신을 협박한 남자친구에게 대응한 사건으로 타블로이드 미디어와 온라인 댓글러들을 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매체는 ”구하라는 사망 일년 전 자신의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이 두 사람의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일로 법정까지 갔다”라며 ”최종범은 폭행과 강요죄 등에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1년 6월 형을 받았으나 불법촬영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특히 가디언은 구하라가 온란인과 타블로이드 매체의 집중포화를 받은 이유에 대해 ” K팝 스타덤의 불문율을 어겼기 때문”이라며 “K팝 스타는 순수해 보이는 동시에 성적 대상으로도 느껴져야 한다”고 밝혔다. 

매체는 ”최근에 불거진 K팝 성폭력 사건(승리와 정준영 사건)에 이어 둘의 죽음은 K팝 산업이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전례 없는 정밀한 철저한 조사를 불러왔다”라며 ”K팝 업계의 여성 다수는 십대부터 일상적인 즐거움을 느낄 새도 없이 가혹한 춤과 노래 트레이닝을 받는다”라고도 주장했다.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가디언만이 아니다. CNN은 ”스타들이 티 없이 행복한 이미지로 자신을 내보여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에 놓이는 K팝 업계에서 구하라와 설리는 달랐다”라며 ”그들의 삶의 마지막에 서로 친했던 두 친구는 자신의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둘은 완벽한 연인이나 여동생의 가면을 쓰지 않았으며 자기 생각을 말했다”라고 밝혔다.

CNN은 스타들이 정신 건강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CNN은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센터장 백종우 씨를 인터뷰해 ”(한국의) 스타들은 대중에게 알려져 창피를 당할까 봐 또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정신 건강 전문가들에게 접근할 수 없다”라며 “K팝 스타들은 춤 연습과 노래 강습, 어학 학습과 카메라 트레이닝 등으로 꽉 짜인 16시간 혹은 더 오랜 스케줄을 보낸다”라고 밝혔다.

ABC는 구하라와 설리의 죽음을 넘어서 한국 사회가 정신 건강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ABC는 ”설리와 구하라의 죽음은 단순히 K팝 업계의 어두운 면의 결과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라며 ”한국은 이미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한국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의 수는 1만3670명에 달한다.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미국의 13.9명의 두 배가 조금 안 된다. 반면 우울증으로 약을 처방받는 수준은 최저에 가까워 정신 건강에 대한 관리가 사회 전반적으로 실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세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이동귀는 ABC에 ”구하라 씨의 사건은 경종을 울리는 깃발이다. 그녀는 이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바 있는데 이는 언제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녀는 ‘고위험군’이었으며 홀로 남겨져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