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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가 우리 캠프 도청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무근으로 결론날 것 같다

그동안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제기해왔던 의혹을 법무부가 직접 조사한 결과다.

  • 허완
  • 입력 2019.11.28 16:42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a campaign rally in Sunrise, Fla., Tuesday, Nov. 26, 2019. (AP Photo/Susan Walsh)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a campaign rally in Sunrise, Fla., Tuesday, Nov. 26, 2019. (AP Photo/Susan Walsh)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오바마 정부의 연방수사국(FBI)이 정보를 빼내기 위해 자신의 대선캠프에 비밀요원을 잠입시키거나 정보원을 심었다고 주장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청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러시아 스캔들 수사 착수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여온 법무부 감찰관은 FBI가 그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고서 초안 내용을 잘 안다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2월9일 발표될 예정인 보고서의 이같은 내용은  FBI가 당시 트럼프의 측근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트럼프 및 보수 진영 일각의 주장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은 FBI가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이 제기된 카터 페이지 전 트럼프 대선캠프 고문에 대한 감청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일부 잘못과 누락이 발견된 사실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감찰관은 이를 토대로 FBI가 부주의하고 전문가답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으며, FBI의 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은 NYT에 말했다.

Justice Department Inspector General Michael Horowitz appears at the launch of the Procurement Collusion Strike Force at the Justice Department in Washington, Tuesday, Nov. 5, 2019. The Justice Department is forming a special group of prosecutors and watchdogs from several agencies to fight bid-rigging, price fixing and other fraud that hurts competition in federal government contracting.  (AP Photo/Cliff Owen)
Justice Department Inspector General Michael Horowitz appears at the launch of the Procurement Collusion Strike Force at the Justice Department in Washington, Tuesday, Nov. 5, 2019. The Justice Department is forming a special group of prosecutors and watchdogs from several agencies to fight bid-rigging, price fixing and other fraud that hurts competition in federal government contracting. (AP Photo/Cliff Owen) ⓒASSOCIATED PRESS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그의 측근들은 당시 FBI가 수사를 벌이면서 동원한 통상적인 수사기법들을 문제 삼았다. 

일례로 FBI는 페이지 전 고문과 또다른 트럼프 대선캠프 고문 조지 파파도풀로스를 만난 스테판 하플러 교수를 정보원으로 삼았다. FBI가 파견한 한 비밀요원은 하플러 교수의 보좌인을 자처하고 2016년 8월 여름 영국 런던에서 파파도풀로스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호로위츠 감찰관은 하플러 교수가 트럼프 대선캠프의 내부 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그는 페이지와 파파도풀로스가 러시아와 내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 FBI가 하플러 교수에게 그런 지시를 내리지도 않았다고 한 전직 당국자는 말했다.

FBI는 법무부 감찰관실이 FBI의 방대한 정보원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서 조사에 협조했다. 다른 FBI 정보원들에 대한 자체 조사도 벌인 끝에 호로위츠 감찰관은 FBI가 트럼프 캠프 내부 기밀을 빼내기 위해 이 정보원들을 배치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는 게 NYT가 취재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FILE - In this Friday, Sept. 7, 2018, file photo, former Donald Trump presidential campaign foreign policy adviser George Papadopoulos leaves federal court after he was sentenced to 14 days in prison, in Washington. Papadopoulos, the former Trump campaign adviser who triggered the Russia investigation, will make his first appearance before congressional investigators Thursday, Oct. 25. (AP Photo/Jacquelyn Martin, File)
FILE - In this Friday, Sept. 7, 2018, file photo, former Donald Trump presidential campaign foreign policy adviser George Papadopoulos leaves federal court after he was sentenced to 14 days in prison, in Washington. Papadopoulos, the former Trump campaign adviser who triggered the Russia investigation, will make his first appearance before congressional investigators Thursday, Oct. 25. (AP Photo/Jacquelyn Martin, File) ⓒASSOCIATED PRESS

 

뿐만 아니라 호로위츠 감찰관은 파파도풀로스 전 고문에게 ‘힐러리 클린턴에게 해를 입힐 정보가 있다’고 귀띔하며 러시아 정부 측과의 연결을 주선했던 조제프 미프수드 교수가 FBI의 정보원이었다는 트럼프 측의 주장도 반박할 예정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그밖에도 FBI가 영국 MI-6 출신이자 한 때 FBI 정보원으로도 활동했던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흔히 ‘스틸 문건(Steele dossier)‘으로 불리는 (낯뜨거운 미확인 소문을 담은) ‘트럼프 X파일’에 의존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트럼프 측의 의혹을 반박하는 내용도 이번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과거 NYT 등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FBI는 당시 호주 외교관 알렉산더 다우너의 제보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했다.

영국 런던에서 근무하고 있던 다우너는 2016년 5월 런던의 한 바에서 트럼프 대선캠프 외교 고문으로 일하고 있던 파파도풀로스를 만났는데, 그에게서 ‘러시아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President Donald Trump walks to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to participate in the pardoning of Butter, the national Thanksgiving turkey, Tuesday, Nov. 26, 2019, in Washington. (AP Photo/Patrick Semansky)
President Donald Trump walks to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to participate in the pardoning of Butter, the national Thanksgiving turkey, Tuesday, Nov. 26, 2019, in Washington. (AP Photo/Patrick Semansky) ⓒASSOCIATED PRESS

 

파파도풀로스는 러시아가 클린턴의 이메일 ‘수천통‘을 확보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스파이라는 의심을 받는 ‘의문의 교수’ 미프수드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약 2개월 뒤, 실제로 해킹으로 유출된 민주당 관계자들의 이메일들이 온라인에 폭로되자 다우너는 파파도풀로스와의 대화를 미국 당국에 제보하게 된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관계자가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 제보는 FBI가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그 해 7월부터 비공개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지시로 존 더럼 코네티컷주 검찰총장이 벌여왔던 진상조사와는 별개로 이뤄진 것이다. 더럼이 이끄는 팀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착수 경위와 오바마 정부의 트럼프 캠프 관련 첩보 수집 활동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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