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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사고 영상 실제 주인공이 KBS에 항의 중이다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KBS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사고 영상의 실제 주인공이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방송”이라며 방송국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의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23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저의 사고 영상이 허락없이 방영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2015년 7월 3일 마산역 사거리에서 일어난 사고를 당한 본인이라며, 친구를 통해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에 자신의 사고 영상이 사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분은 21일 전파를 탄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의 한 장면으로, ‘2015년 창원 시민들의 기적’, ‘차 밑에 깔린 여고생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 맨손으로 차 들어올려’라는 자막과 함께 당시 사고 현장을 담은 뉴스 영상이 나왔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KBS

 

이에 대해 A씨는 ”저는 지금 사고를 딛고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고, 그때의 기억은 저에게는 아직도 너무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면서 ”어느 측면에서 봐도, 몇 번을 다시 봐도 엄연한 저의 사고 영상이었고 저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영상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의 기억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든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의 내용을 상세히 알지 못하지만, 시청하는 친구에게 전해 들으니 주인공 엄마에게 일어난 ‘기적’이라는 타이틀에 제 영상이 붙은 것 같다”며 ”제 영상이 좋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쓰인 그 뜻은 알겠다. 하지만 이건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너무나 배려 없는 방송 아니었나”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제 영상이 어딘가에서 사용되는 것도, 그 영상을 누군가 보고 또 그들의 입에 저의 사고가 오르내리는 것이 끔찍하다”라며 “어떻게 공중파 방송에서 이렇게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방송을 내보낼 수 있나”라고 분개했다.

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청원인은 관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장면 삭제, 사과 자막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28일 현재 1768 명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한 시청자청원에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이하 A씨의 청원 내용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7월 3일 마산역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했던 본인입니다.
저는 지금 사고를 딛고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고, 그때의 기억은 저에게는 아직도 너무 큰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평소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친구를 통해 마지막 회에 저의 사고 영상이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엄연한 저의 사고 영상이었고, 저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영상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의 기억에 갇혀있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드라마의 내용을 상세히 알지 못하지만, 드라마를 시청하는 친구에게 전해 들으니 주인공 엄마에게 일어난 ‘기적’이라는 타이틀에 제 영상이 붙은 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제 영상이 좋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쓰인 그 뜻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너무나도 배려 없는 방송 아니었나요.

제가 이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고, 이 사실을 모른 채로 넘어갔다고 해도 제 주변의 지인들, 또한 제 사고를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 제 영상이라는 것을 한번에 알 수 있었겠죠. 제 친구가 보자마자 저에게 말해주었듯이 말입니다.
저는 제 영상이 어딘가에서 사용되는 것도, 그 영상을 누군가 보고 또 그들의 입에 저의 사고가 오르내리는 것이 끔찍합니다.
어떻게 공중파 방송에서 이렇게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방송을 방영할 수 있죠?

누군가는 저에게 몇 년이 지난 일인데 이런걸로 글을 쓰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그때의 기억이 악몽입니다.
제 온 몸에 남아있는 상처와 흉터들,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누군가의 눈빛에 의해 받아야 할 고통, 그리고 아직도 그 사고로 인해 제가 해야 할 수술에 대해 안다면 절대 이런 식의 방송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고장소를 지날 때, 비슷한 사고영상을 보게 되었을 때, 사고 날짜를 볼 때.. 그 모든 순간이 피해자에게는 고통인 거 모르셨을까요.
이런 책임감 없고 배려 없는 방송이 저에게, 저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정신적 고통을 주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관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장면삭제, 사과 자막 띄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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