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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트럼프의 골프장 나들이에 들어간 돈은 136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을 223번 방문했다.

  • 허완
  • 입력 2019.11.28 12:33
  • 수정 2019.11.28 12:34
The motorcade with President Donald Trump arrives at the Trump International Golf Club in West Palm Beach, Fla., Wednesday, Nov. 27, 2019. Trump is spending the Thanksgiving holiday week at his Mar-a-Lago estate in Palm Beach, Florida. (AP Photo/Susan Walsh)
The motorcade with President Donald Trump arrives at the Trump International Golf Club in West Palm Beach, Fla., Wednesday, Nov. 27, 2019. Trump is spending the Thanksgiving holiday week at his Mar-a-Lago estate in Palm Beach, Florida. (AP Photo/Susan Walsh) ⓒASSOCIATED PRESS

이번 추수감사절 휴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프 취미에 쓴 돈(이동 경비, 경호 예산)이 1억1500만달러(약 1360억원)를 넘어섰다. 미국 대통령 연봉(40만달러) 287년치에 해당하는 돈이다. 

이 돈 중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전등록기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갔다. 경호요원들, 백악관 직원, 그밖의 다른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의 호텔과 골프장에서 먹고 마시고 잠자기 때문이다.

그 돈의 정확한 규모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과 호텔을 방문할 때 얼마나 많은 측근들이 그곳에서 함께 머물러왔는지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고, 계산된 영수증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허프포스트는 27일(현지시각)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에게 이번 추수감사절 휴일을 맞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와 본인(그리샴 대변인)을 빼고 몇 명의 정부 관계자가 동행했는지, 또 그 모든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샴 대변인은 한 단어짜리 대답을 보내왔다. ”노(No).”

그러나 언론사들과 감시단체들이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되는 백악관을 뺀 나머지 정부기관들을 상대로 낸 소송은 막대한 돈이 트럼프 소유의 시설들에 지급된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나 주정부로부터 자신의 보수를 제외한 그 어떠한 이득도 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보수조항(emoluments clause)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L) 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R) pose together at the Mar-a-Lago estate in West Palm Beach, Florida, April 7, 2017. / AFP PHOTO / JIM WATSON        (Photo credit should read JIM WATSON/AFP via Getty Images)
US President Donald Trump (L) 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R) pose together at the Mar-a-Lago estate in West Palm Beach, Florida, April 7, 2017. / AFP PHOTO / JIM WATSON (Photo credit should read JIM WATSON/AFP via Getty Images) ⓒJIM WATSON via Getty Images

 

일례로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2017년 마라라고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당시 리조트 측이 국무부의 제안서를 거부하고 이곳에 숙박한 정부 당국자 24명의 숙박비로 하룻밤에 546달러(기준 경비 규정의 세 배이자 연방정부 규정 허가 한도 최대치)씩을 청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백악관 직원들이 주문한 54병의 최고급 주류 비용으로는 1006.60달러(봉사료 20% 포함)가 청구됐다.

최근 비영리단체 ‘Property of the People’은 트럼프 임기 첫 5개월 동안 복수의 트럼프 소유 시설에서 경호국(Secret Service)이 지출한 돈만 25만4021달러(약 3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기간 동안 트럼프는 총 25회 골프장을 방문했다. 27일 현재까지, 그는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총 223일을 보냈다. 만약 첫 5개월에 관한 자료가 정확하다면, 경호국은 총 230만달러(약 27억원)의 세금을 트럼프가 단독 소유주인 그의 사업체에 썼다는 얘기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에 대통령직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분명해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gton)’의 조던 리보위츠가 말했다. ”그가 골프를 치는 게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가 고전하고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내 홍보를 하는 데 임기의 상당 부분을 쓰고 있고 납세자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The motorcade carrying President Donald Trump leaves Trump International Golf Club in West Palm Beach, Fla., Wednesday, Nov. 27, 2019. (AP Photo/Luis M. Alvarez)
The motorcade carrying President Donald Trump leaves Trump International Golf Club in West Palm Beach, Fla., Wednesday, Nov. 27, 2019. (AP Photo/Luis M. Alvarez) ⓒASSOCIATED PRESS

 

다른 공화당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그의 골프 나들이를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나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골프를 친다. 내 회사는 잘 되고 있다. @버락오바마는 미국인들이 파산하고 있는 와중에 일을 회피하려고 골프를 친다.” 트럼프가 2011년 12월에 올린 트윗이다.

대선 선거운동 당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너무 바빠서 휴가도 쓸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골프를 정말 좋아하지만 내가 백악관에 있으면 턴베리(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장)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럴(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은 다시 못 볼 것 같다.” 2016년 2월 유세에서 트럼프가 말했다. ”아무 데도 못 갈 것이다. 나는 그저 백악관에서 XX빠지게 일하고 싶다.”

그와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지금 추세라면 트럼프는 오바마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골프장에서 보낸 대통령이 될 예정이다. 오바마의 첫 임기 당시 똑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오바마는 총 88일을 골프장에서 보냈다. 27일 트럼프의 골프장 방문은 223번째로 오바마의 2.5배에 달한다.

President Barack Obama, right, with Sen. Bob Corker, R-Tenn., left, on the first hole of the golf course at Andrews Air Force Base, Monday, May 6, 2013.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President Barack Obama, right, with Sen. Bob Corker, R-Tenn., left, on the first hole of the golf course at Andrews Air Force Base, Monday, May 6, 2013.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ASSOCIATED PRESS

 

뿐만 아니라 오바마는 대부분의 골프 라운딩을 백악관에서 차로 멀지 않은 군 기지들에 있는 골프 코스에서 즐겼다. 반면 트럼프는 이동 경비와 경호 비용으로 일곱자리 숫자(100만달러)의 돈이 필요한 뉴저지나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으로 수없이 많은 여정을 떠났다.

미국 의회에 소속된 회계감사원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가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할 때마다 340만달러(약 40억원)가 든다. 이 비용의 대부분은 전용기 에어포스원를 비롯해 그의 방탄 리무진 및 수행 차량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화물기 운항에 소요되는 돈이다. 이 보고서의 분석 및 방법론에 기초해 허프포스트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5월까지 트럼프가 워싱턴 지역이 아닌 곳으로 떠난 골프 나들이에 들어간 총 비용은 1억달러(약 118억원)를 넘어섰다. 이마저도 지난 6월 트럼프가 오로지 아일랜드 둔버그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일랜드 경유 스케쥴(이를 위해 국무부는 많은 비용을 들이고 복잡한 준비 작업을 해야 했다)을 잡기 전의 얘기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drives a golf buggy on his golf course at Turnberry golf club, in Turnberry, Scotland, Sunday, July 15, 2018. President Trump and the First Lady spent the weekend in Scotland, as part of their visit to the UK before leaving for Finland where he will meet Russian leader Vladimir Putin for talks on Monday. (Andrew Milligan/PA via AP)
U.S. President Donald Trump drives a golf buggy on his golf course at Turnberry golf club, in Turnberry, Scotland, Sunday, July 15, 2018. President Trump and the First Lady spent the weekend in Scotland, as part of their visit to the UK before leaving for Finland where he will meet Russian leader Vladimir Putin for talks on Monday. (Andrew Milligan/PA via AP) ⓒASSOCIATED PRESS

 

트럼프는 2018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를 방문했는데, 그가 다음 행선지인 핀란드로 떠나기 전에 영국 런던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됐을 300만달러(약 35억원)가 들었다. 해외 순방에 동행한 대규모 일행을 태우기 위한 차량을 추가로 빌리는 비용만 120만달러(약 14억원)에 달했다.

한편 트럼프의 마라라고 방문은 취임 이후 이번이 25번째다. 인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건 이날이 58번째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와 버지니아주 북부의 골프장에서는 각각 77일을 보냈다.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골프장은 네 번, 아일랜드 둔버그 골프장은 세 번,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은 두 번 방문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와 플로리다주 도럴 골프장은 각각 한 번씩 찾았다. 취임 이래 그가 자신의 소유가 아닌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건 딱 두 번 뿐인데, 두 번 모두 공식 방문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초청으로 일본에서 친 것들이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 Has Spent $115 Million On Golf Trips ― Or 287 Years Of Presidential Salar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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