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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만점" 골프장 급습해 체납자 차량의 번호판을 떼어버렸다

일제히 단속에 나섰다

2019년 하반기 체납차량 전국 일제 단속의 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에서 수원시 징수과 관계자들이 번호판 영치를 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체납차량 전국 일제 단속의 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에서 수원시 징수과 관계자들이 번호판 영치를 하고 있다. ⓒ뉴스1

세금 197만원을 내지 않고 버티던 체납자 ㄱ씨는 여느 때와 같이 골프장을 찾았다. 골프장 라운딩을 돌다 휴대전화가 울려 확인해보니 “차량 번호판을 영치했다”는 인천시의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ㄱ씨는 허둥지둥 골프장 주차장으로 달려가 인천시 체납징수원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현장에서 체납액 전부를 계좌이체하고 나서야 자신의 차량을 지킬 수 있었다.

인천시는 자동차 번호판을 떼가는 방식으로 지난 18~20일 시내 골프장 11곳에서 자동차세와 과태료를 내지 않은 체납 차량에 대한 단속을 벌여 모두 38대를 적발했다. 골프장에 왔다가 단속에 적발된 차량 차주들이 내지 않은 세금과 과태료는 모두 2700만원에 이르렀으며, 이 가운데 자동차세를 2차례 이상 또는 과태료 30만원 이상을 내지 않은 차량 11대는 현장에서 번호판을 떼서 보관하는 영치 조치를 당했다. 일부 체납자는 “왜 골프장까지 와서 단속하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재산이 있지만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체납자와 이를 뒤쫓아 세금을 받아내려는 체납징수팀의 추격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집을 수색해 엘피(LP)판, 기념주화 등 취미용 수집품을 압류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 남양주시 사례가 대표적이다. 남양주시는 올해 가택 수색으로 확보한 지방세 고액체납자의 압류물품 가운데 고급오디오·엘피판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의뢰해 지난 10월 공개 매각했다. 오디오는 3651만원, 엘피판 2470장은 795만원에 낙찰됐다.

2019년 하반기 체납차량 전국 일제 단속의 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징수과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영치한 번호판을 확인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체납차량 전국 일제 단속의 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징수과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영치한 번호판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서울올림픽대회 기념주화를 압수한 사례도 있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고가 아파트에 사는 70대 ㄴ씨는 지방소득세 4800여만원을 내지 않고 있었다. 시가 10억원에 이르는 이 아파트는 아들 명의였다. 부산시 징수조사관은 체납세 납부 능력이 충분하지만 납부를 회피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기동팀은 ㄴ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 세금 2천만원을 그 자리에서 받아냈지만, 남은 동산을 압류하기 위해 서울올림픽대회 기념주화 11개를 압수했다. ㄴ씨는 나머지 2800여만원의 체납액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만약 이를 내지 않으면 기념주화는 공매 처분될 예정이다.

체납징수원들은 집을 수색해도 압류할 재산을 찾을 수 없다면, 은행을 찾기도 한다. 부산시 징수특별기동팀은 지난 9월 지방소득세 2억원을 체납한 70대 ㄷ씨가 시중 은행에 대여금고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은행으로 향했다. 이들은 ㄷ씨의 ‘빨간딱지’가 붙은 대여금고를 강제로 열어 현금 모두 5천만원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해 그 자리에서 압류했다.

체납징수원들의 가택수색, 재산압류 방법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고액·상습 체납자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지난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보면, 올해 새로 공개된 지방세 체납자는 9067명이며 체납액은 476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개인은 6744명 3196억원이었고, 법인은 2323개 1568억원이었다. 기존에 공개된 체납자는 6만3533명(개)이며, 체납액은 4조3503억원이었다. 지방세외수입금의 체납자는 704명(개)으로 체납액은 51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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