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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 떨어져 사망한 18개월 아이와 그 가족의 비극

가슴이 미어진다.

  • 박세회
  • 입력 2019.11.27 11:18
  • 수정 2019.11.27 11:21
살바토레 아넬로 씨와 그의 손녀 클로에 바이간트.
살바토레 아넬로 씨와 그의 손녀 클로에 바이간트. ⓒCBS 뉴스 캡처

예기치 못한 비극이 한 가족을 집어삼켰다.

지난 7월 7일 산후안에 정박 중이던 로열 캐리비안 인터내셔널사의 배 ‘프리덤 오브 더 시즈’ 호에서 유아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8개월의 아기 클로에 바이칸트가 11층 높이에 있는 물놀이 시설의 창문에서 배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시 클로에는 할아버지 살바토레 아넬로와 함께 있었다. 아넬로 씨는 손녀딸이 손주의 하키 게임을 보러 가 뒤에 있는 유리에 등을 부딪치며 즐거워하는 걸 여러 차례 봤다. 창틀에 아이를 앉혀두면 아기가 그러고 놀 거로 생각했다. 창문이 닫혀있는 줄 알았다. 이 배가 정박해 있던 푸에르토리코의 법무부는 ”부주의하게 아이를 창문 밖의 위험에 노출되게 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사는살고 있는 아넬로 씨는 보석금을 내고 본국으로 돌아왔다. 클로에의 부모인 킴벌리와 앨런 바이간트는 ”이 창문 주변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수만 가지는 되었을 것”이라며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크루즈 회사에 책임을 돌렸다. 첫 재판이 지난 1월 20일로 잡혀 있었다.

로열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사의 '프리덤 오브 더 시즈' 호. 2007년 자료사진.
로열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사의 '프리덤 오브 더 시즈' 호. 2007년 자료사진. ⓒASSOCIATED PRESS

첫 재판 직후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넬로 씨는 ”그들은 이미 일어난 것보다 더 나쁜 일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CBS와의 인터뷰에선 손녀가 사망하는 ”최악의 일”은 이미 일어났기 때문에 재판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바이간트 측의 변호인은 ”이 기소는 슬퍼하는 가족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라며 푸에르토리코 사법 당국을 비판했다.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이 할아버지의 비극을 설명할 작은 단서가 나오기도 했다. 열려 있던 창문의 다른 면에는 색이 입혀져 있었다. 창문에 색을 입히면 열린 창과 닫힌 창을 구분하기 쉽다. 그러나 색맹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아넬로는 인터뷰에서 ”색맹이라 그 차이를 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라며 “잘 모르겠다. 그냥 못 봤는데, (색맹인 게) 이유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아넬로 씨는 여생 동안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찾던 순간이 기억나는데, 저는 아이가 떨어지는 걸 봤어요. 아이가 떨어지는 걸 봤어요. 믿을 수가 없었죠. 잠시 생각했어요. 거기 서서 소리쳤던 게 기억나요. 나는 거기에 유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말합니다. 거기에 유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건 마치 그 순간을 다시 사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CBS와의 인터뷰 영상에서 아넬로 씨가 한 말이다.

아넬로 씨의 다음번 재판은 12월 17일로 예정되어 있다.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최대 3년 형에 처할 수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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