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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 모델이다. 사진 보정은 거부한다

큰 수술 후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나는 모델 활동을 재개했다.

모델에게 자신감은 정말 중요하다. 전 세계 앞에 나서서 내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처럼 몸에 흉터가 있는 모델이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크론병 

크론병 때문에 많이 아팠다. 체중이 30킬로그램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크론병은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것이다.

풀타임 댄스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자꾸 수업을 빠지게 됐다. 뭔가 먹을 때마다 아팠다. 내가 거식증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내 커리어가 이렇게 망가지는 건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

나는 꿈을 좇으며 살아왔다. 아디다스, 머렐 등 유명한 브랜드와 일하는 멋진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했다. 전국의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고 있었고, 해외 촬영을 위해 유럽에 가는 것도 신났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으나, 속으로는 눈물이 나왔다. 

ⓒCourtesy of Natalie-Amber Freegard

수술 

그러던 어느 날 통증이 너무 심해졌다. 집 소파에서 아파 울었다. 그토록 심한 통증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세 번 쓰러졌다. 화장실에 가다가 세 번째로 쓰러졌을 때는 일어나지 못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었고, 정말 혼란스러웠다. 

급히 병원에 이송되었다. 패혈증과 신장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처음에 나는 거부했다. 주삿바늘을 보는 것도 못 견디는 내게 수술을 받으라니? 간호사가 “이 수술을 받지 않으면 당신은 죽을 것”이라고 말해서 마음을 바꾸었다. 

ⓒCourtesy of Natalie-Amber Freegard

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의사들은 내 소장의 상당 부분을 제거했다. 내가 배변 주머니를 차야 한다는 뜻이었다. 6~12개월 안에 병세가 역전될 수 있다고 했지만 힘들었다. 배변 주머니를 언젠가 달지 않게 되더라도, 여생 동안 흉터가 남을 것 아닌가.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죽든 살든 상관없었다. 마음 한구석으로는 수술을 받고 나서 영영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이기적이란 건 알지만, 나는 좌절했다. 힘들어서  상처를 볼 수조차 없었다.

 

다시 모델 일을 시작했다 

모델 활동을 재개할 정도로 건강과 용기를 되찾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다시 촬영하게 됐을 때 다른 모델들은 나를 위하여 몸에 배변주머니를 달았다. 굉장히 감동적인 일이다. 외롭고 고립된 기분이었지만, 그 순간 정말 고마웠다. 나는 그들에게 언제나 감사할 것이다.

하지만 적응할 수 없었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전 남자친구였다. 배변 주머니를 달자 우리 사이는 달라졌다. 그는 끔찍한 말들을 했고, 나는 나를 지키고 싶었다. 애당초 내 ‘잘못’이 아니었던 병 때문에 모델 활동을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Courtesy of Natalie-Amber Freegard

공감과 용기 

나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주위 친구들과 가족 덕분이다. 나는 내 믿음을 지키고 크론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부끄러움으로 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러지 않길 바란다. 크론병을 앓는 게 어떤 것인지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로 인해 투병은 더욱 힘들어진다. 

나는 음식을 선택할 때 조심해야 하고, 갑자기 약속을 취소해야 할 때도 있다. 늘 피곤하다. 이 모든 건 기분에 큰 영향을 주고, 가끔은 방에 틀어박혀 동면하듯 쉬어야 할 때도 있다.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면 이 병을 관리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들도 크론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사람들의 경험을 이해하길 바란다. 그러면 보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병은 나아서 사라지는 병이 아니지만,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 나 혼자 이겨내야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허프포스트 US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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