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9년 11월 26일 12시 22분 KST

안인득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사가 '심신미약'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쟁점은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느냐 여부다.

뉴스1
.

안인득은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고, 검사는 안인득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웃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진주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다. 안인득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내면서 열리게 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는 25일 오후 1시30분 대법정에서 안인득에 대한 참여재판을 시작했다. 20세 이상 남녀 창원시민 중 비공개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10명(배심원 9명·예비배심원 1명)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재판의 쟁점은 안인득이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느냐 여부다. 배심원들이 ‘안인득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받아들일지 말지에 따라 재판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형법(10조)는 심신미약자에 대해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25일 첫 증인신문에 이어, 26일 증인신문 및 증거조사를 거쳐 27일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 배심원 평의를 거쳐 1심 선고가 이뤄진다. 

 

검찰 

류남경 창원지검 검사는 모두진술에서 ”안인득이 철저한 계획하에 치밀하고 처참, 잔인하게 범행을 했지만, 정신질환자로 선처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정신질환자 범행으로 죄를 감경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숨진 피해자들이 초등학생이거나 장애가 있는 여고생, 70대 노인과 여성이고 잔혹하게 살해된 점, 범행에 앞서 흉기를 구입하고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구매한 점, 평소 불만이나 원한이 있던 윗층 주민 등을 무차별 공격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안인득의 범행을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류 검사는 ”피고인은 04시36분경 옥상 계단에서 대기하다가 피해자들이 나타나 74세의 황모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막아서자 할아버지의 목과 어깨를 무참히 찔러 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모 할머니가 3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망가자 3층에서 2층으로 뛰어 내려가 엘리베이터를 세운 후 칼로 목 부위를 찌르고 발로 폭행했지만 경찰관에게 제압 당해 할머니를 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류 검사는 계속해서 공소사실을 읽어내려갔다. “19세의 여성은 양손이 칼에 찔렸고, 59세의 이모 여인은 얼굴이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12세 초등 여학생은 얼굴과 목 부위가 찔려 살해됐고, 이 초등생의 김모 할머니는 얼굴과 목 부위가 칼에 찔렸고, 79세 황모 할아버지는 칼에 찔려서 살해됐다.”

류 검사는 ”살인 미수 피해자들의 경우 강모 여인은 목과 양손을 칼에 찔려 마비가 오는 증세, 주모 여인은 목을 수회 찔려 척수가 손상돼 결국 전신마비 증세, 천모 여인은 옆구리를 칼에 찔렸고, 김모 할머니는 목이 찔리는 상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류 검사는 안인득의 공소사실을 배심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12세 초등학생과 해당 아동의 할머니가 함께 희생됐다는 얘기를 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검사는 ”(이 사건은)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방화살인 사건으로, 피해자가 워낙 많아 ‘참사’라고 할 수 있다”며 ”안인득은 계획범죄가 아니라고 하면서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만, 배심원 여러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 합당한 처벌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측 증인

이날 법정엔 검찰이 요청한 증인 6명 중 3명이 출석했다. 피해자 유가족들과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 등이다.

안인득의 범행으로 딸을 잃은 A씨는 ”그 남자가 딸의 뒷덜미를 잡아채서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아이가 살려달라고 하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서 맴돌고 떠나지 않는다”며 ”그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다. 저는 이 사건으로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저와 같은 마음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A씨는 ”그사람이 아이를 흉기로 찌르면서 제 눈을 보면서 ‘니도 이리 와. 내가 가만히 있는데 건들지 말랬제’라고 말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모친과 초등학생 조카를 잃은 증인 B씨도 ”미친 사람이라면 흉기를 마구 휘두를 텐데 조카와 엄마의 시신을 봤는데 급소만 골라서 찔렸다”며 ”인체를 모른다면 그렇게 범행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C씨는 ”대치 중 공포탄을 쐈을 때 안인득이 ‘공포탄인 거 다 안다. 백날 쏴 봐라’는 식으로 위협을 이어가다가 실탄을 쏘고 난 뒤 흉기를 버렸다”고 말했다.

안인득이 체포 직후 자신의 손가락부터 치료해달라고 했다는 사실도 C씨의 증언으로 밝혀졌다. ”(안인득을 체포한 뒤)누구를 죽였는지 사건 관련 내용을 질문하니까 ‘수갑을 느슨하게 해달라, 손가락을 치료해주면 답변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말이죠.” 검사의 말이다.

국민참여재판 재판장에 들어가는 안인득의 모습.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안인득 측 변호인

안인득의 변호를 맡은 국선 변호인은 “5명을 죽이고 17명에게 상처를 입힌 사실관계와 고의성은 인정한다”면서도 ”계획범죄가 아니고 정신분열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안인득은 2010년 정신분열증 등으로 심신 미약이 인정됐고, 사건 발생 후 지난 7월에도 다시 심신미약 판단을 받았다. 안인득은 자신의 행동이 선한지 악한지 등을 구별하는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나 자기 생각과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의사결정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에 대한 반대 신문에서 ”당시 같이 출동했던 다른 경찰관도 안인득이 (체포 당시) ‘횡설수설했다’고 했고, 증인도 경찰 조사에서 ‘안인득이 (너희 경찰들은) 국정농단 사건 때 뭐했냐’며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죠”라고 말헀다. 유족 등에 대해서는 반대 신문을 하지 않았다. 

 

안인득

안인득은 재판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분노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검찰이 모두진술, 범행 입증계획을 밝힐 때는 방청석까지 들릴 정도로 혼잣말을 했다. 심지어 자신의 변호인이 발언할 때에도 자신의 억울한 사연은 말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 변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 제지를 받은 뒤에도 안인득이 돌발 발언을 계속하자 재판장은 ”퇴정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