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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고기' 대체육이 인기다. 그런데, 인간과 지구에 얼마나 좋은 걸까?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가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손을 잡으면서 대체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11.25 18:03
  • 수정 2019.11.25 18:04
An Original Impossible Burger, left, and a Cali Burger, from Umami Burger, are shown in this photo in New York, Friday, May 3, 2019. A new era of meat alternatives is here, with Beyond Meat becoming the first vegan meat company to go public and Impossible Burger popping up on menus around the country. (AP Photo/Richard Drew)
An Original Impossible Burger, left, and a Cali Burger, from Umami Burger, are shown in this photo in New York, Friday, May 3, 2019. A new era of meat alternatives is here, with Beyond Meat becoming the first vegan meat company to go public and Impossible Burger popping up on menus around the country. (AP Photo/Richard Drew) ⓒASSOCIATED PRESS

‘고기 아닌 고기(대체육)’인 미트리스(meatless) 버거가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궁극적 인정을 받았다. 세계 최대 버거 체인 맥도날드가 캐나다 매장 몇 곳에서 식물성 패티를 넣은 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내년에는 미국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경쟁사인 버거킹을 비롯한 몇몇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이미 미국 일부 매장에서 고기 없는 버거를 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물론 정말로 채식을 원한다면 고기 없는 패티를 별도의 그릴에서 구워달라고 요청해야만 하지만(버거킹은 현재 식물성 버거가 육류 제품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주장하는 고객에게 소송당한 상태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까지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비건이나 베지테리언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한정적이었다. 메뉴가 육류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육류가 없는 옵션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 중 상당수는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먹는 음식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사람들이다. 기업들은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비욘드미트(Beyond Meat) 같은 대체육 스타트업부터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들이 고기와 비슷한 모습과 맛을 지닌 식품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 제품들은 육식을 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타이슨이나 카길 같은 거대 육류 기업들마저도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대체육을 만드는 업체들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자신들의 제품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버거를 먹을 수 있게 해주면서도 동시에 지구를 구원하는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린 뉴딜Gree New Deal’을 지지하는 민주당이 ‘여러분의 햄버거를 빼앗고’ 싶어한다는 우파의 주장을 맞받아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업체들의 주장은 얼마나 사실일까?

NEW YORK, NY - JUNE 13: In this photo illustration, two patties of Beyond Meat 'The Beyond Burger' cook in a skillet, June 13, 2019 in the Brooklyn borough of New York City. Since going public in early May, Beyond Meat's stock has soared more than 450 percent and its market value is over $8 billion. Beyond Meat is a Los Angeles-based producer of plant-based meat substitutes, including vegan versions of burgers and sausages. (Photo Illustration by Drew Angerer/Getty Images)
NEW YORK, NY - JUNE 13: In this photo illustration, two patties of Beyond Meat "The Beyond Burger" cook in a skillet, June 13, 2019 in the Brooklyn borough of New York City. Since going public in early May, Beyond Meat's stock has soared more than 450 percent and its market value is over $8 billion. Beyond Meat is a Los Angeles-based producer of plant-based meat substitutes, including vegan versions of burgers and sausages. (Photo Illustration by Drew Angerer/Getty Images)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2018년 미국에서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 판매가 20% 넘게 늘어나 시장 규모가 3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대체육 제품을 접하는 경로는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보인다.

버거킹에 대체육 패티를 공급하는 임파서블푸드는 캘리포니아 남부와 뉴욕시의 소매점에 진출하면서 최근 한 달 동안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일반 고기 패티로 만든 버거보다 1달러 정도 더 비싼 식물성 버거의 판매처를 다른 레스토랑, 대학교, 놀이공원, 경기장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행동에 나서고 있다. 데니스(Denny’s)는 10월부터 비욘드미트의 고기 없는 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던킨(Dunkin’)은 미국 내 9000개 매장에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소시지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으며, 네슬레는 식품 서비스와 소매 부문에서 동물성 성분이 전혀 없는 버거와 베이컨 치즈버거를 2020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세계에 고기가 줄어들게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이득이 많다. 기후 관련 가스 배출이 줄어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고기와 유제품 생산은 인간에 의해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또 고기가 줄어들면 항생제 사용이 줄어들 것이다(항생제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가 확산된 데에는 가축에 대한 항생제 남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적인 집중 사육과 도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동물 학대가 줄어드는 것 역시 반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0억마리 넘는 동물이 식용으로 도축된다. 미국에서만 매년 300만마리에 가까운 소가 도축된다.

고기 없는 고기가 인기를 모으면서 육식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육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을 만드는 ‘특효약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싶다면 고기 버거보다 대체육 버거를 고르는 게 낫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이 버거가 어느 기업의 약속처럼 ‘지구를 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Close up of calves on animal farm eating food. Meat industry concept.
Close up of calves on animal farm eating food. Meat industry concept. ⓒdusanpetkovic via Getty Images

 

지구에 과연 얼마나 좋은가?

대체육 업체들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강조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가축을 키우는 목초지와 사료를 만들기 위한 작물 재배지까지 합치면 가축은 미국 토지의 41%를 차지한다. 도축돼 식용으로 쓰일 동물 수백만 마리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면 채소 재배 등 다른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땅이 굉장히 많아지고, 기후 가스 배출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임파서블푸드비욘드미트는 주장한다.

미시간대학교에서 비욘드미트의 의뢰로 2018년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욘드미트의 버거를 만들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0.25파운드(약 113그램)짜리 미국산 소고기를 생산할 때와 비교해 90% 적었고, 토지 사용은 93% 적었으며, 에너지 사용도 거의 절반 정도였다. 임파서블푸드도 자신들의 버거에 대해 비슷한 주장을 한다.

임파서블푸즈 버거에 유전자 변형 대두가 사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욘드미트는 대두가 아닌 완두콩 단백질을 사용한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의 90% 이상은 유전자 변형 제품이다. 대규모 대두 단일 재배는 생물 다양성과 토양 건강을 해치는 등 환경에 좋지 않다. 이 업체의 대체육 제품은 대두에 의존하므로 만약 기존의 육류 제품을 아예 대체한다면 그만큼 대두가 더욱 많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현재 육류를 생산하는 가축의 사육에 들어가는 사료의 양보다는 훨씬 적을 가능성이 높다.

임파서블푸드는 대두가 다수확 작물이며 좋은 단백질원이고, 아마존의 삼림 파괴에 연관되지 않도록 미국산 대두만 쓴다고 주장한다. 또한 임파서블 버거 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물과 농약은 평균적인 미국식 소거기 버거에 비해 훨씬 적은 양이라고 강조한다. 소가 소고기를 생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에게 먹일 대량의 작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물을 키우고 도축하고 운반할 때 나오는 것에 비하면 대두의 탄소 발자국은 지극히 미미하다.” 임파서블푸드의 대변인이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면 온실가스 배출, 토지와 담수 수요에 ‘큰 변화를 줄 잠재적’ 이점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옥스포드대학교의 환경 지속 가능성과 공공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선임연구자 마코 스프링맨에 의하면, 평범한 대체육 버거 생산은 닭고기의 절반, 소고기의 10분의 1 정도의 온실가스만 배출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면 자연 식품(whole foods)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고 스프링맨은 말한다. “언제나 더 내려갈 수 있다. 가공 식품을 줄이고 처리되지 않은 콩이나 렌틸 등을 먹는 것이 환경적으로는 늘 더 바람직하다. 그런 가공되지 않은 식품의 탄소 발자국은 이를 가공해 만든 고기 없는 버거의 5분의 1 정도다.”

RICHMOND HEIGHTS, MO - APRIL 01: In this photo illustration, an 'Impossible Whopper' sits on a table at a Burger King restaurant on April 1, 2019 in Richmond Heights, Missouri. Burger King announced on Monday that it is testing out Impossible Whoppers, made with plant-based patties from Impossible Foods, in 59 locations in and around St. Louis area. (Photo Illustration by Michael Thomas/Getty Images)
RICHMOND HEIGHTS, MO - APRIL 01: In this photo illustration, an 'Impossible Whopper' sits on a table at a Burger King restaurant on April 1, 2019 in Richmond Heights, Missouri. Burger King announced on Monday that it is testing out Impossible Whoppers, made with plant-based patties from Impossible Foods, in 59 locations in and around St. Louis area. (Photo Illustration by Michael Thomas/Getty Images) ⓒMichael Thomas via Getty Images

 

패스트푸드는 패스트푸드다

대체육 버거에서 채소 한 접시를 먹는 것과 비슷한 건강한 식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버거킹의 대체육 버거와 고기가 들어간 와퍼의 영양성분을 비교해보면, 고기 없는 버거가 콜레스테롤이 더 적으며 칼로리는 살짝 더 낮았지만, 소금과 설탕은 더 많이 들어갔고 포화지방은 같았다.

대체육 마케팅이 넘쳐나다보니 사람들은 고기 없는 버거가 가공식품이라기보다 “그냥 으깬 채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NGO ‘푸드 & 워터 워치’의 디렉터 패티 로베라는 말한다. 그는 대체육을 건강식 옵션으로 선뜻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

“[대체육이] 차악인 것은 맞으니, 만약 버거를 먹는다면 식물성 버거를 먹어라. 하지만 왜 우리가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품어야 한다.” 로베라의 말이다.

그는 가공이 최대한 적게 된, 첨가물 등 인공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 식품에 가까운 음식을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채식 버거가 그저 곡물과 콩을 으깨서 뭉쳐놓은 그런 간단한 것들이었지만, 다양한 대체육 버거들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 그들은 고기를 모방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첨가제, 기름, 착색제를 많이 사용한다.”

육류에 대한 인간의 필요와 욕망을 담은 신간 ‘The Meat Question’을 쓴 인류학자 조시 버슨 역시 비슷한 주장을 펼친다. “매년 우리는 베지테리언들의 시대가 오기만을 기다려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몇 년 전에는 손도 대지 않았을 가짜 버거를 먹고 있다. 이건 실리콘 밸리식 해결책이다.” 버슨의 말이다.

일부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그런 이유로 대체육을 거부했다. 예를 들어 치폴레(Chipotle)는 가공이 지나치게 많이 되어있고 너무 많은 재료가 들어갔다며 임파서블푸드나 비욘드미트의 대체육을 사용한 메뉴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체육 업체들은 반론을 제기한다. 비욘드미트의 대변인은 모든 식품에는 일정 수준의 가공이 들어가며, “동물을 거치지 않고 식물에서 바로 버거와 소시지를 만드는 것은 훨씬 더 지속가능하고 인도적인 과정”이라고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이 대변인은 허프포스트에 “비욘드미트의 제품들은 비슷한 동물성 단백질 제품의 영양성분을 초과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맞추도록 만들어졌다”며 자사 버거에 함유된 소금은 성인 1일 권장섭취량의 16%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건강에 관한 주장은 결국 어떤 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샐러드와 삶은 채소에 비교한다면 대체육의 영양 가치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기 버거에 비하면 적어도 건강에 더 나쁘지는 않다.

Beyond Meat 'Beyond Burger' patties made from plant-based substitutes for meat products sit alongside various packages of ground beef for sale on November 15, 2019 in New York City. - Vegetarian alternatives to burgers and sausages, revived by start-ups like Beyond Meat and Impossible Burger, are enjoying a certain enthusiasm that meat giants also want to enjoy. Since this summer, the world leader in the JBS sector has been marketing a soy burger in Brazil that includes beetroot, garlic and onions, with a look similar to a rare minced steak. In the US, the largest meat producer Tyson Foods launched a new line of products in June based on plants or mixing meat and vegetables. Its competitors Hormel Foods, Perdue Farms or Smithfield, have similar initiatives. (Photo by Angela Weiss / AFP) (Photo by ANGELA WEISS/AFP via Getty Images)
Beyond Meat "Beyond Burger" patties made from plant-based substitutes for meat products sit alongside various packages of ground beef for sale on November 15, 2019 in New York City. - Vegetarian alternatives to burgers and sausages, revived by start-ups like Beyond Meat and Impossible Burger, are enjoying a certain enthusiasm that meat giants also want to enjoy. Since this summer, the world leader in the JBS sector has been marketing a soy burger in Brazil that includes beetroot, garlic and onions, with a look similar to a rare minced steak. In the US, the largest meat producer Tyson Foods launched a new line of products in June based on plants or mixing meat and vegetables. Its competitors Hormel Foods, Perdue Farms or Smithfield, have similar initiatives. (Photo by Angela Weiss / AFP) (Photo by ANGELA WEISS/AFP via Getty Images) ⓒANGELA WEISS via Getty Images

 

식단 변화의 출발

대체육의 큰 장점은 육식을 하는 사람들이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처럼 느끼지 않으면서도 식습관을 쉽게 바꿀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대체육 버거는 그와 같은 변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육식을 줄이도록 도울 수 있다고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연구자 로라 웰리슬리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대체육 제품을 도입함으로써 일반 고기로 만든 버거 판매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만약 맥도날드에서 고기 없는 버거가 고기 버거 판매 판매량을 정말로 크게 잠식하는 것이 목격된다면, 그 때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게 기후에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또 버거의 전체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이것이 대중 건강에는 뉴트럴 임팩트를 끼쳤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웰리슬리가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건강과 지구에 있어서 가장 좋은 식단 해결책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영양가 있는 식품을 현재의 건강에 썩 좋지 않은 고기 버거처럼 쉽고 싸게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웰리슬리는 말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웰리슬리는 대체육 시장에 발을 들임으로써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육식과 그에 따르는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과잉소비가 건강에 주는 영향에 대한 증거는 늘어가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우려도 커져간다.”

 

* 허프포스트US의 Meatless Meat Is Everywhere. But How Good Is It For Us And The Planet?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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