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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가 마침내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중도 진영을 대표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흔들리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 허완
  • 입력 2019.11.25 14:12
Michael Bloomberg, the billionaire media mogul and former New York City mayor, eats lunch with Little Rock Mayor Frank Scott, Jr. after adding his name to the Democratic primary ballot in Little Rock, Arkansas, U.S., November 12, 2019.  REUTERS/Chris Aluka Berry
Michael Bloomberg, the billionaire media mogul and former New York City mayor, eats lunch with Little Rock Mayor Frank Scott, Jr. after adding his name to the Democratic primary ballot in Little Rock, Arkansas, U.S., November 12, 2019. REUTERS/Chris Aluka Berry ⓒChristopher Aluka Berry / Reuters

억만장자 사업가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24일(현지시각) 2020년 미국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미 여러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가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난폭하고 비윤리적인 행동들을 4년 더 감당할 수는 없다. 그는 우리 나라와 우리의 가치에 존재론적 위협이다. 만약 그가 한 번 더 집권한다면 우리는 그 피해를 복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블룸버그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밝힌 출마선언문에서 적었다. ”비즈니스와 정부, 그리고 자선사업가로서의 내 독특한 경험은 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국가를) 이끌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그의 이날 출마 선언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지난 7일, 블룸버그의 최측근과 복수의 언론 매체들은 그가 경선 레이스 합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8일로 정해진 앨라배마주 경선 후보자 등록 마감시한에 맞춰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

블룸버그는 올해 초에도 대선 출마를 검토했으나 3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대신 그는 자신과 견해를 같이하는 후보를 기존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파 후보로서 당을 이끌고 당을 초월하는 국가적 통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의 최측근 하워드 울프슨은 현재 민주당 경선후보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기에 ”썩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불름버그가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마이크(블룸버그)가 출마한다면, 그는 미국 최대 도시(뉴욕)를 운영했고,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사업을 크게 일궜으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지가로서 미국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들에 맞선 독특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울프슨이 당시 했던 말이다. ”그의 업적과 리더십,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내는 역량에 대한 이력을 고려할 때 마이크는 트럼프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의 중도 진영을 대표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흔들리자 직접 레이스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도 성향 민주당 지지자들은 ‘너무 급진적인’ 워렌이나 샌더스를 대신해 민주당 후보로서 트럼프를 꺾어줄 ‘백기사’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NEW YORK, NY - NOVEMBER 17: Michael Bloomberg speaks at the Christian Cultural Center on November 17, 2019 in the Brooklyn borough of New York City. Reports indicate Bloomberg, the former New York mayor, is considering entering the crowded Democratic presidential primary race. (Photo by Yana Paskova/Getty Images)
NEW YORK, NY - NOVEMBER 17: Michael Bloomberg speaks at the Christian Cultural Center on November 17, 2019 in the Brooklyn borough of New York City. Reports indicate Bloomberg, the former New York mayor, is considering entering the crowded Democratic presidential primary race. (Photo by Yana Paskova/Getty Images) ⓒYana Paskova via Getty Images

 

블룸버그는 2016년 대선 이후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해왔으며, 지난 1월에는 트럼프를 ”이 나라를 무모하게 이끌고 있는 위험한” 인물로 규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을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키워낸 그는 2018년 10월 민주당 당원으로 재등록을 마쳤다. 당을 떠나 2001년 공화당 후보로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지 20여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뉴욕시장을 세 번 지냈으며, 마지막 임기 때는 무소속이었다. 

시장 재임 시절 그는 시 정부의 재정 적자를 해소했고, 범죄율을 낮췄다. 반면 노숙자 인구 증가, 임대료 급등, ‘오큐파이 월스트리트(Occupy Wall Street)’ 시위 대응, 유색인종 시민들에게 차별적인 영향을 미쳤던 ‘스탑 앤 프리스크(stop-andfrisk, 불심검문)’ 정책 도입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자선사업가로서 블룸버그는 이민개혁이나 총기 규제와 같은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해 수억달러를 지출하기도 했다. 2006년에 비영리재단 ‘Everytown for Gun Safety’를 설립했고, 지난해 중간선거 때에는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을 돕기 위해 1억1000만달러 넘는 돈을 썼다.

Former New York City Mayor Michael R. Bloomberg speaks during the Presidential Gun Sense Forum in Des Moines, Iowa, U.S., August 10, 2019. REUTERS/Scott Morgan
Former New York City Mayor Michael R. Bloomberg speaks during the Presidential Gun Sense Forum in Des Moines, Iowa, U.S., August 10, 2019. REUTERS/Scott Morgan ⓒScott Morgan / Reuters

 

블룸버그는 ”미국이 석유 및 가스에서 벗어나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100% 청정 에너지 경제로 가도록 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이라고 설명한 ‘Beyond Carbon’ 운동을 새로 시작하며 스스로를 환경보호론자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Food & Water Action’ 같은 환경단체들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Food & Water Action의 기후 및 에너지 프로그렘 담당 미치 존스는 ”미적지근한 기후변화 정책을 지지하는 또다른 후보는 이 레이스에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가 깊어지고 있는 지금은 ‘당신은 어느 편에 설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다.”

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뉴욕시장 재임 시절 프래킹(fracking) 금지 시도에 반대했다. 또 블룸버그는 키스톤XL 송유권 건설과 화석연료 계속 사용을 지지했다고 존스는 말했다.

블룸버그가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7일, 존스는 ”기후 전사라는 블룸버그의 명성은 분명 심하게 과장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에도, 또 지금도 프래킹을 지지하고, 송유관을 지지하고, 핵발전을 지지하는 억만장자이며, 기업 고위 임원진에 있는 친구들을 보호하는 것을 기후변화를 막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중간한 조치와 거짓된 해법을 선호하는 인물이다.”

Michael Bloomberg, Founder of Bloomberg LP and Bloomberg Philanthropies, arrives for the 74th Annual Alfred E. Smith Memorial Foundation Dinner, Thursday, Oct. 17, 2019, in New York. (AP Photo/Mary Altaffer)
Michael Bloomberg, Founder of Bloomberg LP and Bloomberg Philanthropies, arrives for the 74th Annual Alfred E. Smith Memorial Foundation Dinner, Thursday, Oct. 17, 2019, in New York. (AP Photo/Mary Altaffer) ⓒASSOCIATED PRESS

 

한편 블룸버그는 1990년대에 제3 정당 대선후보로 뛰었던 로스 페로를 뛰어넘어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대선주자가 된다. 민주당 경선주자 중 톰 스타이어가 있긴 하지만, 그의 재산은 16억달러(약 1조8500억원)로 블룸버그의 500억달러(약 57조7500억원)와 큰 차이가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은행 살로먼브라더스를 떠나 1980년대에 글로벌 뉴스통신사이자 금융 정보 회사인 블룸버그LP를 창업해 자산을 일궜다. 그는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해 회사를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쨌거나 블룸버그라는 억만장자 후보의 등장은 민주당 경선 레이스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빈부격차 축소와 기업 권력 견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워렌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5000만달러(약 590억원)를 초과하는 자산을 보유한 이들에게 초과분 1달러당 2센트(2%)의 세금을 추가로 내도록 하는 ‘초부유세’다. 샌더스 역시 나름의 자산세 도입을 공약했으며, 선거 유세에서 ”백만장자들과 억만장자들의 탐욕”을 비판해왔다. 

 

 * 허프포스트US의 Michael Bloomberg Officially Announces 2020 Presidential Ru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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