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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안오빠'·'경원이' 이종걸의 글에 자유한국당이 '성희롱'이라고 반발했다

황교안, 나경원을 풍자하려고 한 것 같다.

교안 오빠, 계산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어서 메시지를 드립니다. ... 그렇지만 오빠가 ‘삼고초려’한 인재라는 박모 대장이 국민 눈높이로는 삼고초려만 해도 영 아니라는 계산이 나오는데도 비판을 삼갔습니다. ... 미국에서 경원이가.

받는 사람은 교안 오빠, 보낸 사람은 경원이라고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저절로 떠오르는 이름이다. 그러나 이건 나 원내대표가 쓴 메시지가 아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뉴스1

22일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글을 게시했다. 황 대표가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한국당 영입 1호’로 들였던 점이나, 단식 투쟁에 나선 점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걸 페이스북

그런데 글 속 화자는 본인이 아니다. 자신이 추측한 나 원내대표의 속마음을 나 원내대표의 이름을 빌려 쓴 것이다. 황 대표의 행동을 풍자하기 위해 나름대로 유머 감각을 십분 활용한 것 같은데, 21세기에 접어든 지도 꽤 된 지금 시대에 할 만한 유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무엇보다도 일단, 풍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재미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센스 있는 풍자는 결코 아니다.

나 원내대표 측과 한국당은 차마 노잼이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 측 비서실장이자 18대 국회의원이었던 강승규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히 유감”이라는 글을 남겼다. 강 전 의원은 ”제1야당의 여성 원내대표를 조롱하는 것이 5선 중진의원의 정치관이냐”며 ”풍자와 해학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여야가 경쟁하고 정쟁하더라도 품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전 의원은 ”당장 삭제하고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라”며 ”생각이 다르고 서로를 비판할지언정 선을 넘지는 말라”고 호소했다.

한국당은 ”명백한 성희롱에 최소한 인간적 도리마저 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이 의원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표현으로 야당 지도부를 모욕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야당 지도부를 향해 ‘오빠’ 운운하며 조롱하기에 바쁜 이 의원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논평을 냈다.

이 대변인은 ”여성을 희화화하는 명백한 성희롱이자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결여된 이 모습이 오히려 국민을 부끄럽게 할 뿐”이라며 ”이해찬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이 의원을 강력 징계하라. 명백한 성희롱에도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친 정권 성향의 여성단체가 침묵한다면 현 정권은 더 이상 성인지 감수성 등은 언급도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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