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22일 15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1월 22일 15시 58분 KST

신혼 1년 차 일본 부부 "우리는 집 없이 경차에서 살아요"

일본의 젊은이들이 택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스가와라 에리 제공
스가와라 에리 스가와라 타쿠야 부부와 이들의 집인 스즈키 사의 경차 '허슬러'.

집 없이 차 안에서 산다?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떠오르고 있다. 신혼 1년 차인 허프포스트 일본판의 블로거 스가와라 에리와 스가와라 타쿠야 부부는 지난 20일 자신들의 ‘홈리스’ 신혼 생활을 공개했다. 이 부부는 시작부터 달랐다.

에리 씨는 2년 전 집을 버리고 떠나 여행 생활을 시작했다. 트위터에서 자신과 비슷하게 집을 떠나 여행 생활을 하는 한 남자를 만났다. ”그렇죠. 집은 필요 없지요”라며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한 달 후 결혼했다.

결혼한 두 사람의 집은 스즈키 사의 경차 ‘허슬러’다. 허슬러를 타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음이 내키는 곳에 차를 세우고 잠을 청한다. 두 사람의 주민등록지는 남편의 본가. 두 사람은 대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에리 씨는 허프포스트 일본판을 통해 두 사람이 자동차 살이를 결정한 이유부터 어떻게 일상을 이어나가는지를 공개했다.

두 사람이 경차 생활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역시 비용 때문이다. 원래 집이 없었던 두 사람은 결혼을 계기로 도쿄 인근에 집을 빌려 신혼 생활을 해볼까도 생각했으나, 정착비용과 매달 들어가는 월세는 역시나 큰 부담이었다. 특히 남편인 타쿠야 씨의 자동차를 주차할 주차장을 빌리는 것도 생각해야 했다.

일본의 주차비는 한국에 비해 훨씬 비싸다. 도쿄 시내의 경우 30~40만원인 곳도 있고, 시 외곽이라도 한 달에 20만원 정도 선이다. 주차장이 없으면 차를 소유할 수 없다. 고민하던 두 사람은 자동차 생활을 하는 선배에게서 ”차에서 사는 거 재밌다”는 조언을 듣고 자동차 생활을 결정했다.

이렇게 스가와라 부부처럼 차에서 사는 스타일을 ‘밴라이프’(van-life)라 부른다. 미국의 트레일러 주택 처럼 거대한 집을 끌고 다니는 밴라이퍼(バンライファー)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반 밴을 끌고 다니며 온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밤을 보낸다. 

스가와라 에리 제공
밴라이프

이렇게 차 안에서 보내는 밤을 보내는 여행을 ‘차중박’(車中泊) 이라고 하는데, 그 인구가 많아 차를 세우고 잘 수 있는 스폿을 찾아주는 앱(카스테이, Carstay)도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차내 숙박이 가능한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밴라이프 1년 차인 에리씨는 차내 숙박을 결정할 때, 심야에도 쓸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지, 안심하고 잠을 청할 수 있는 곳인지를 체크한다.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건 목욕인데, 몸을 담그는 탕욕은 일본에선 하루의 일과를 마치는 의례로 여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의 온천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밴라이프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집세와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의 비용이 전혀 나가지 않는 밴라이퍼들에게 온천 생황은 ‘작은 사치’라고 말한다.

에리 씨가 언급한 ‘카스테이’ 앱의 홈페이지에는 밴라이프 혹은 차중박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1월에는 ‘제츠 메시로드’(의역 : 최고의 밥을 찾아서)라는 드라마가 기획 중이다. 최고의 밥을 찾아서 차중박 여행을 즐기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한편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으로 ‘차박여행’이 유행이다.

뒷좌석을 펼치면 숙박이 가능한 사이즈가 나오는 SUV 차량에 캠핑 장비를 싣고 동해안 등지를 떠도는 여행 방식이다. 제대로 된 관광호텔도 없는 외진 지역을 떠돌고 싶을 때 택하기 좋은 방법이다. 일본에서 ‘차중박‘이나 ‘밴라이프’ 등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도시과 지방 사이의 균형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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