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사와 절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이 적힌 에마(소원을 적어 두는 나무판)의 훼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NHK는 19일 일본 나라시의 가스가타이 신사에서 ‘홍콩인 힘내라’, ‘6대 요구는 하나도 빠짐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문구를 이중선과 X 표시로 훼손한 에마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신사 측은 올해 9월 중순 이후 비슷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이 에마를 촬영해 제보한 한 홍콩 남성은 매체에 ”매우 불쾌했다.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교토의 토요쿠니 신사에서는 11월 초 홍콩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에마가 부서진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홍콩 관광객들은 신사 측에 ”홍콩인이 쓴 에마에 욕을 적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 줄 것을 부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신사는 13일부터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로 ”다른 사람이 쓴 에마에 낙서나 장난을 하지 마십시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배치했다.
카가와현 히라쵸의 고토히라 신사에는 중국어와 영어 등으로 ‘힘내라 홍콩‘, ‘홍콩을 되찾자’ 등 홍콩 민주화 시위 구호가 적힌 에마가 70개 이상 걸려 있는데, 19일 NHK의 확인 결과 이 같은 에마들이 일부 훼손돼 있었다.
또 홍콩 시위 구호 옆에 ‘ONE CHINA’라는 중국 측 주장을 담은 에마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일부 대학에 걸리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국 학생들 사이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등 갈등이 악화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