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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 단식 투쟁 때문에 '정치협상회의'에 불참했다

처리해야 될 법안이 산더미다

20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황교안 대표가 국회와 청와대를 오가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법안 합의를 위해 21일 국회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정치협상회의에는 불참한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한달도 안남은 상황에서 주요 쟁점 법안의 처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20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단식에 돌입한 황 대표는 ”지금 이 순간의 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세 가지를 요구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여의도 국회 본청앞 천막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단식을 선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여의도 국회 본청앞 천막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단식을 선언했다 ⓒ뉴스1

그러나 황 대표는 이내 청와대 앞에서의 단식을 포기해야 했다. 경호문제로 텐트 설치가 불허됐다. 추운 날씨도 한몫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찬 바람이 불자 보좌진은 황 대표에게 텐트 없이 24시간 농성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조언했고 결국 황 대표는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

단식 이틀 차를 맞이한 황교안 대표는 3시 30분께 일어나 새벽기도를 마치고 다시 청와대로 향했다. 자유한국당은 21일 최고위원회의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기로 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황 대표는 제1 야당 대표로 여러분과 함께 저항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나라가 온전해질 때까지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끝까지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히면서 ”나라 걱정하는 국민께서는 마음으로라도 함께 해주실 것을 소망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황 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시선은 안팎으로 싸늘하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은 개혁을 저항하는 농성”이라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제1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그 책임을 반분해야 할 일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며 단식을 하는 상황”이라며 황 대표의 단식을 ”당내 리더십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뜬금포 단식‘”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황 대표를 향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민폐단식’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 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도읍 의원과 대화하고 있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도읍 의원과 대화하고 있 ⓒ뉴스1

부정적인 평가는 당내에서도 잇따랐다. 당내 한 의원은 ”당내 많은 의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장 중요한 정치적 시기에 정치를 안하고 투쟁을 하면 어떻게 하냐”며 ”황 대표의 단식은 개연성도 없고 공감도 되지 않는다. 정책 전환은 우리가 정권을 잡아서 해야지, 이게 단식으로 해결할 문제인가”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도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당 대표로서 결의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김세연 의원이 당 해체에 준하는 혁신을 하라는 문제 제기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황 대표의 단식이 정기국회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작됐단 점이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만 매진해왔다. 제1야당이 국회 협의를 거부하면서 올해 국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황 대표가 단식을 돌입한 지금도 국회에는 처리돼야 될 법안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이번 정기국회는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총선 시즌에 돌입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가 또다시 투쟁에 돌입했다. 정치적인 해법을 내팽개치고 투쟁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황 대표는 21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 및 선거법 개정안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정치협상 회의에 단식을 이유로 불참한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국회는 합의는커녕 의사일정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특별법‘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핵심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여야 모두에 공감대가 형성된 ‘데이터3법’ 또한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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