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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이 "임신중단을 합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공중 보건에 대한 문제다" - 차기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즈

12월 10일 임기를 시작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즈 아르헨티나 대통령 
12월 10일 임기를 시작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즈 아르헨티나 대통령  ⓒASSOCIATED PRESS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 인구의 92%가 가톨릭인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마침내 임신 중단이 합법화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즈(Alberto Fernández)는 17일 아르헨티나 언론 Pagina/12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임신 중단 범죄화를 종식시킬 활동가”라고 표현했다.

그는 임신 중단에 대해 ”보수와 진보, 시대에 뒤떨어진 이들과 혁명가들 사이의 논쟁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며 ”이것은 공중 보건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관련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강간 등 극히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하고는 임신 중단을 불법화했던 아르헨티나에서 임신 중단이 합법화된다는 것은 결코 적은 의미가 아니다.

인구 약 4억5000명의 아르헨티나는 잘 알려진 대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이다. 라틴아메리카 국가 가운데 아르헨티나에 앞서 임신중단을 합법화했던 우루과이(41%), 쿠바(60%)에 비교할 때 가톨릭 신자가 92%에 이를 정도로 ‘가톨릭 대국’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의 합법화는 이 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성들의 운동이 역사를 만들어냈다

아르헨티나의 이 같은 변화는 2019년 갑자기 벌어진 게 아니다.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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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아르헨티나에서는 여성 대상 폭력에 맞선 ‘단 한 명도 잃을 수 없다(Ni Una Menos)’ 시위가 시작되면서 많은 여성이 적극적으로 운동에 나섰고, 정치권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8년 3월 임신 14주까지 중절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안이 제출됐고 하원에서 통과됐으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8월 상원에서 7표 차이로 부결됐다.

법안 표결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태는 나치 시대의 인종청소에 맞먹는 범죄행위”라고 공개 비난했으며, 가톨릭 지도자들도 의원들에게 법안에 반대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가한 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당시 의회에서 16시간 넘는 토론 끝에 법안이 부결되자 의회 바깥에서 시위를 벌이던 수천명의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하지만 임신 중단 지지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며, 이미 여성 인권과 관련된 진보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리고 법안 부결 약 1년 반 뒤, 마침내 역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단 한 명도 잃을 수 없다(Ni Una Menos)’ 시위 단체의 멤버인 아나 코레아(Ana Correa)는 ”지난 4년간 여성들의 운동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움직임 중 하나가 되었다”며 ”아직도 (변화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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