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21일 10시 50분 KST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사와지리 에리카는 아베 스캔들 덮기 위한 것"

국내와 매우 비슷한 흐름이다

AP/Gettyimages
사와지리 에리카(좌)와 아베 신조 총리.

아베 총리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일본의 유명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를 체포했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절묘한 타이밍에 터지는 연예계 발 대형 사건·사고 뉴스를 두고 한국과 일본이 해석하는 방식이 비슷하다.

먼저 배경은 이렇다. 지난 13일께 아베 총리가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터졌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매년 4월 신주쿠 공원에서 열리는 국가 행사로 일본 시민 1만5천명을 초청해 왕실 인사, 아베 총리, 국회의원, 각국 외교관, 언론인 등과 함께 꽃놀이를 즐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이를 사유화해 자신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의 유권자들에게 ‘벚꽃을 보는 모임’을 관련 관광상품으로 판매해왔다는 것이다. 지역구 사무소에서 배포한 상품 안내문에는 4가지 코스에 따른 도쿄 관광코스와 함께 명확하게 ‘아베 신조 사무소’라고 적혀 있었다. 이 행사에 참가한 남성은 행사 참가비로 지역 여행사에 7만엔 정도를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2019년 이 행사의 행사비는 약 5천500만엔(약 5억9천328만원)이다. 국가의 예산을 들여 개인 후원 행사를 벌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14년에는 약 3천만엔(약 3억2천361만원)의 경비를 지출한 행사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ASSOCIATED PRESS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희생 장병의 분향소를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그러나 이 어마어마한 뉴스가 야후재팬 랭킹 뉴스 상위권에서 이틀을 제대로 버티지 못했다. 지난 16일 일본의 유명 배우 사와지리 에리카가 마약 혐의로 체포됐기 때문이다. 이후 5일째인 지금까지도 사와지리 에리카와 관련한 뉴스가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권이 스캔들을 덮기 위해 터뜨린 연예계 뉴스’라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경찰이 사와지리 에리카 씨의 동태를 수년 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면 진작 체포하지 않고 왜 하필 이 타이밍이냐”는 비판이 거셌다. 마약류 사용자는 경찰 측에서 알고도 지켜보기 위해 놔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약류를 유통하는 더 큰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해서다.

특히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인정하며 ‘음모론’이 정설로 확정되어 가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18일 ”사와지리 에리카 씨가 마약으로 체포되었지만, 여러 사람이 지적하듯 정권은 스캔들이 터졌을 때 그 스캔들보다 국민이 더 관심을 보일만 한 이슈로 스캔들을 덮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직접적인 비판을 올렸다. 이어 하토야마 총리는 ”나도 벚꽃을 보는 모임을 주최했는데 그 전해보다 초대객을 줄였다”라며 ”아베 총리가 이 행사를 지나치게 사유화한 것이 분명하다”고도 했다. 

한편 슈칸겐다이 등은 ‘전 총리도 인정한 음모론은 사실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당 사람들은 아베 총리 의혹을 따지는 것도 좋지만, 하토야마 유키로 씨를 끌어내 저렇게까지 단언하는 근거를 따져보라”라며 아베 총리를 두둔하며 야당을 공격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즉 이런 주장을 펼치는 하토야마 집권 당시 역시 비슷한 이슈 덮기 스킬을 사용했을지 모른다는 주장이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에서도 에서도 이와 비슷한 음모론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전 정치 권력자의 입에서 이런 폭로가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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