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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서울대 레넌벽 훼손 중국 유학생이라면 고소 취하"라고 밝힌 이유는?

뜻깊은 이유가 있다

훼손된 서울대 레넌벽 사진.
훼손된 서울대 레넌벽 사진.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페이스북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 측이 서울대에 설치된 레넌벽 훼손 사건에 ‘형사 고소’로 강경 대응하겠다면서도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질 경우 고소를 취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일 경우’라는 단서는 이들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현명한 태도를 잘 드러낸다. 

지난 18일 서울대 도서관 외벽에 학생모임 측이 설치한 레넌벽이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 이에 학생모임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두꺼운 종이재질의 손피켓이 찢어진 점, 포스트잇까지 모두 구겨졌다 다시 펴진 점으로 볼 때 누군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최근 전남대, 한양대, 연세대 등 여러 학교들 역시 홍콩을 지지하는 현수막과 자보, 레논벽이 뜯겨져 나간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모임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배움의 공간에서 이를 훼손하는 것은 다른 의견을 힘으로 짓누르려는 행위이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저희 모임 구성원에 대한 폭력과 위협, 허위 신고마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저희는 고민 끝에 결국 형사고소라는 강경한 대책을 내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질 경우 고소를 취하하는 취지에 대해서는 ”이 같은 훼손 시도들이 한국 대학가에서 혐중 정서로 이어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중국인 유학생들 또한 타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 명의 개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저희가 찾아낸 대자보 훼손의 범인이 혹여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진다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즉각 고소를 취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혐중 정서를 조장하기 위해 중국인이 아닌 학생이 대자보를 일부러 훼손했을 가능성 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학생모임은 20일 오전 11시, 관악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며 경찰서 앞에서 소상히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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