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의 마지막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이틀째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에, 시위대 수천 명이 이들을 구하기 위해 인근 침사추이 등지에서 길거리 시위를 벌였다. 일종의 양동작전인 셈이다. 침사추이에 경찰의 눈길을 돌린 사이 홍콩이공대의 학생들이 체포되지 않고 학교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우려는 시도다. 그러나 이 작전이 아주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19일 오전 7시 현재 홍콩 이공대의 상황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홍콩이공대에서 나오는 모든 길목을 차단해 포위하고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이날 시위대 40명 정도가 부상을 입고 자발적으로 이공대를 빠져 나왔지만 아직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남아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상황이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홍콩 이공대 상황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홍콩 시민 수천 명이 이들을 구하기 위해 길거리 시위에 나섰다.
길거리 시위대는 경찰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인근 침사추이 등을 무대로 경찰과 숨바꼭질을 벌이며 밤샘시위를 벌였다. 내부에서는 학생들이 ‘탈출 작전’을 고려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BBC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대가 농성에 들어간 17일 저녁 이후 ”홍콩 이공대 안에 있던 시위대 400명을 체포했으며, 116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공대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로프에 몸을 묶고 수십 미터 아래 육교로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호소하는 가운데, 캠퍼스 안에 고등학생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의원들이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며 캠퍼스를 찾기도 했다.
유서까지 쓰고 이공대에 남아있는 일부 강경파 시위대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 염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며 경찰이 철수하지 않으면 대학살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