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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은 왜 시위 끝난 도로를 청소했을까?

"홍콩 정부가 요청한 거라면 매우 중대하게 생각해야 될 일이다"

15일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포함한 시민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15일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포함한 시민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ISAAC LAWRENCE via Getty Images

16일(현지시간) 홍콩 반정부 시위가 해산된 후 홍콩에 주둔한 중국인민해방군(PLA)이 도로를 막았던 잔해를 치우는 것을 도왔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부터 평범한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인민해방군 소속 군인 50명이 코우룬 동부 부대 인근 밥티스트 대학 캠퍼스에 있는 도로를 봉쇄했던 벽돌 잔해를 치우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지역 주민 수십명, 소방관, 경찰들은 벽돌과 철근 등 반정부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기 위해 가져다놓은 잔해를 치웠다. 인민해방군은 청소가 끝난 5시쯤 다시 부대로 돌아갔다고 한다.

인민해방군은 아직까지 홍콩 반정부 시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홍콩 정부의 요청 없이 공안·재난 구호 활동을 한 것은 홍콩 자치권 침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야당 의원 24명은 성명을 통해 ”홍콩 자치정부가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요청했다면, 도피주의에 빠져 정치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회피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약화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주홍콩 인민해방군이 활동을 제한한 기본법과 인민군 법(Garrison Law)을 무시하고 홍콩 주민들이 인민해방군의 공개적인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데모시스토당은 ”홍콩 정부가 인민해방군에 내부 문제 처리를 요청했다면 ‘중대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헌법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본법 제14조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필요할 경우 ‘공안 유지와 재난 구호’를 위해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인민군 법 제9조는 인민해방군이 홍콩 지역문제에 개입할 수 없으며, 훈련과 작전 활동 등 공익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행동을 할 경우 홍콩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CNN에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인민해방군이 부대 외곽에 봉쇄됐던 도로를 청소한 것은 순수하고 자발적인 지역사회 봉사”라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웨이보를 통해 ”홍콩 정부의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고 일부 군인들이 도로를 치우는 지역 주민들을 보고 도우려고 결정한 것”이라며 ”이는 지역 주민들을 돕고 부대 인근 도로를 청소하기 위한 자발적인 활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지핑 수초우대학 군사법전문 교수는 SCMP에 ”군인들은 제복을 입고 있지도 않았고 이는 군사행동도 아니다”며 ”그들은 그 어떤 합법적 지역문제에 개입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재난 구호활동도 아니고 공공 질서를 유지하려고 한 활동도 아니며 그저 거리를 치운 것일 뿐, 이것을 규제하는 법은 없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홍콩에 주둔한 인민해방군은 최소 6000명에 이른다.

지난 8일 시위에 참가했던 22세 대학생이 추락사한 후 홍콩 반정부 시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수십명의 부상자가 속출했고 상점과 학교가 문을 닫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일 국영언론을 통해 홍콩 반정부 시위를 규탄하며 ”폭력을 멈추고 혼란을 통제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현재 홍콩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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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