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들을 상대로 ”불순한 의도”로 찍은 민감한 사진이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함부로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13일 각국 대사들과 인도주의 단체에 보낸 서한에서 사회 안정을 해치는 것들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게시하지 말라고 밝혔다.
NK뉴스가 확인했다는 이 문건에 따르면, 외무성은 ”일부 외교관이 동의 없이 찍은 영상과 불순한 의도로 촬영한 사진을 계속 트위터에 게시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접수국의 법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비엔나 협약(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 (1961)) 제41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또 일부 외교관들이 사진을 무분별하게 게시함으로써 북한 주재 외교단 규정을 위반하는 ”비우호적 활동들”을 해왔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 발전과 양국 국민 간 우애를 방해하는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외무성은 ”(외교관으로서) 그들의 임무와 지위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행위들이 계속될 경우 이에 따르는 부정적인 결과는 전적으로 관련자들의 책임”이라며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주재 대사들 중에서는 8000명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콜린 크룩스 영국 대사와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가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크룩스 대사는 거의 매일 자신의 트위터에 외교 활동, 북한의 일상 등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금강산을 다녀온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베리스트룀 대사도 북한의 사소한 일상들을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해왔다. ”혈전증에 특효”가 있다는 건강보조식품이나 로켓 모양의 어린이 놀이터, 모내기 풍경, 냉면 등이다.
한편 비엔나협약은 파견국 외교관들의 자유로운 통신을 허가하고 보호할 의무가 접수국에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NK뉴스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북한에 대사관을 둔 다른 국가들과 파키스탄 대사 등도 트위터를 통해 꾸준히 활동 상황을 업데이트 해왔다고 전했다. 스웨덴 대사관도 트위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와 몽골 등은 페이스북으로 평양 소식을 전해왔다.
NK뉴스는 정확히 어떤 사건 때문에 외무성이 이같은 경고를 보내게 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