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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가 베트남 분위기를 또 '2002 한국'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현지 분위기를 또 한 번 ’2002 한국’으로 바꿔놨다. 베트남이 중동의 강호 아랍에미리트(UAE)에 승리를 거둔 것이다. 베트남 현지인들은 ”월드컵 최종예선에 갈 지도 모른다”며 기뻐하고 있다.

1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4차전 베트남 대 UAE의 경기가 열렸다.

ⓒNHAC NGUYEN via Getty Images

앞서 베트남은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격파했으나 이날 경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UAE는 FIFA 랭킹 67위로, 97위인 베트남에 비해 30계단이나 높으며 지난 2019 아시안컵에서도 4강 안에 든 강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전반 43분, 응우옌 티엔 린이 중거리 슛으로 UAE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고, 베트남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승점 10점을 기록, 단독 조 1위에 올랐다.

ⓒ뉴스1

경기 이후 베트남의 분위기는 흡사 2002년 한국과 같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관중은 모두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NHAC NGUYEN via Getty Images

하노이만의 풍경이 아니었다. 호찌민시의 응우옌 후에 보행자 거리와 청년문화회관 등지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하던 팬들은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했다. 상당수의 팬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질주했으며, 밤늦게까지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베트남어와 영어로 ‘박항서를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의 소감은 겸손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승리는 하나의 팀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친 덕분”이라며 ”앞으로 4경기가 더 남아있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오늘 경기는 오늘로 마치고, 내일부터 다음 경기인 태국전에 집중할 것이다”라며 ”홈에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준비해 올해 마지막 최고의 라이벌전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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