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15일 13시 29분 KST

15년간 7조원 들인 방어벽 '모세'는 왜 베네치아를 구원하지 못했나

언제 구해 줄 수 있을까?

Awakening via Getty Images
베니스의 리도 섬에서 기술자들이 모세 프로젝트의 수문을 시험 가동해보고 있다. 

베네치아가 이틀 연속 도심에 들이닥친 조수에 잠겨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지난 12일 187cm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조수가 들이닥친 이후 13일에도 ‘아쿠아 알타‘(’높은 물‘의 의미)가 들이닥쳤다. 가디언에 따르면 15일에도 145cm의 조수가 밀려들 예정이다. 정치인들은 ‘기후 변화’가 주범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베네치아의 시장 루이지 브루냐로는 트위터에 “187cm의 조수는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길 것입니다”라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입니다. 이제 정부가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라고 밝혔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아쿠아 알타의 빈도가 잦아지고 높아졌을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피해를 미리 막지 못한 이탈리아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 정부는 베네치아 석호와 이탈리아 본토로 몰려드는 조수를 막기 위해 거대한 방파제를 쌓는 ‘모세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제대로 이행만 됐다면 모세 프로젝트는 베네치아에 안녕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는 석호 3곳에 조수의 흐름을 막는 10층 높이의 가변 인공장벽을 세우는 계획이다. 평상시에는 아래 그림처럼 해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다가 이번 베네치아에 들이닥친 ‘아쿠아 알타’처럼 높은 조수가 밀려오면 이동식 갑문에 공기를 채워 해수 위로 떠 오르게 해 수문을 닫는 효과를 낸다. (맨 위 사진 참조) 2002년에 최종 디자인이 발표된 이후 2003년 4월부터 건조에 들어간 모세 프로젝트는 애초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됐다.

(아래 그림 참조)

Magistrato alle Acque di Venezia - Consorzio Venezia Nuova
모세 프로젝트의 작동 원리.

그러나 자연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차질을 빚으며 2018년 완공으로 늦춰졌고, 이마저 여의치 않아 현재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에는 이 프로젝트를 둘러싼 부정부패 스캔들이 크게 터져 30명 이상이 체포되기도 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15년간 60억 유로(7조원)의 재원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아직 아무 역할도 못 하고 있는 셈이다.

베네치아 지역에서 상점을 운영 중인 한 시민은 가디언에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었을 것이다”라며 “그런데 그런 해결책들은 고려 대상도 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를 생각도 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