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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에 이어 레바논전도 '무관중' 경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레바논에서는 거의 한 달 째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의 원정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것에 이어 베이루트에서 열릴 레바논전도 텅 빈 경기장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꽤 커졌다. 최근 반정부 시위가 극에 달하고 있는 레바논의 현지 사정을 감안해 레바논 축구협회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측에 무관중 경기를 제안했다는 소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3시(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 밤 10시부터 베이루트에 위치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을 치른다.

28일째 레바논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베이루트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가 시위대가 쌓아 태운 타이어 불길에 막혀 있다.
28일째 레바논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베이루트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가 시위대가 쌓아 태운 타이어 불길에 막혀 있다. ⓒ뉴스1

3차전까지 치른 현재 한국은 2승1무 승점 7로 H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는 북한으로 전적과 승점(2승1무 승점 7)은 한국과 같으나 골득실에서 밀린다. 3위가 레바논인데 2승1패 승점 6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 그리고 레바논의 상황을 모두 고려할 때 베이루트에서 맞붙는 두 팀의 경기는 H조 전체 흐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승부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레바논에서는 불안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약 1달 전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밤에는 시위대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고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현지 가이드들이 개별 이동을 철저하게 금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등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상황이어서 ‘무관중 경기’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4일 오전 현지 취재진들에게 ”무관중 경기 여부가 금일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될 회의 후 최종적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초 대한축구협회는 레바논의 현지 불안한 사정을 고려해 AFC에 제3국 경기 개최를 요청한 바 있다. 그게 지난 11월1일이었다. 일각에서는 ‘왜 선수들을 불안한 곳으로 보내냐’는 비판이 나왔지만 협회도 나름의 조치는 취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8일, AFC는 레바논축구협회,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협의 결과 안전보장을 전제로 레바논에서 경기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고 선언했다. 

AFC의 결정 후 대한축구협회도 원정을 준비해왔으나 최근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이제는 레바논 축구협회 측이 무관중 경기를 제안한 상태다.

축구협회 측은 ”어제(13일 밤) 레바논축구협회에서 AFC 측에 무관중 경기를 제안했고 오늘 오전 9시30분부터 해당 관계자들과 경기 담당관이 회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무관중 경기 여부는 이 회의 후 최종 결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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