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1월 14일 18시 07분 KST

베네치아에 들이닥친 조수는 정말 기후변화 때문에 생겼을까?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ASSOCIATED PRESS
A stranded ferry boat lies on its side, in Venice, Wednesday, Nov. 13, 2019. The mayor of Venice is blaming climate change for flooding in the historic canal city that has reached the second-highest levels ever recorded, as another exceptional water level was recorded Wednesday. (AP Photo/Luigi Costantini)

지난 12일 이탈리아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에 물이 들이닥쳤다. 베네치아의 최고 조수 수위는 이날 187cm를 기록했다. 이는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위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187cm의 조수는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길 것입니다”라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입니다. 이제 정부가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밀물이 들이닥쳐 베네치아에 범람하는 게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베네치아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해수면 상승 현상을 겪는다. 이를 ‘아쿠아 알타(높은 물)’라 부르며 이를 경험하기 위해 일부러 아쿠아 알타가 오는 시기에 베네치아를 찾는 관광객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월에는 한때 조수가 156cm까지 상승해 시내 곳곳이 침수됐다. 당시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조수’라는 기사가 나왔다.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내용이다. 조수는 언젠가 들이닥치고, 53년 전인 1966년에 유독 높았듯이 올해도, 내년에도 높을 수 있다. 이걸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가? 1966년에도 무려 194cm나 되는 높이의 밀물이 들이닥쳤으니 말이다.

이맘때 쯤이면 아프리카 쪽에서 아드리아해를 거쳐 강력한 북동풍 ‘시로코 바람’이 불어온다. 시로코는 아드리아해의 바닷물을 베네치아 쪽으로 밀고 오는데, 이 출렁이는 타이밍이 베네치아의 만조와 겹치며 ‘아쿠아 알타’가 발생한다. 베네치아의 도시 곳곳은 아쿠아 알타에 비교적 잘 대응이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상습 침수지역은 물이 닿는 곳에는 나무 가구를 놓지 않는다거나, 장식품을 바닥에서 꽤 높이 띄워 둔다. 물이 빠지는 길도 잘 정비되어 있어 조수가 물러나면 금세 젖은 땅이 드러난다. 그러나 문제는 빈도다.

BBC의 기상학자 니키 베리의 분석에 따르면 기록 이후 발생한 가장 높은 아쿠아 알타 중 5번이 지난 20년 새에 발생했다. 베리는 ”우리는 단회성의 이변으로 기후 변화를 설명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라면서도 “그러나 “그러나 이런 예외적인 파도의 빈도 증가는 걱정해야 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더욱더 흥미로운 데이터도 있다. 1923년 관측 이후 스무 번의 가장 높은 조수를 살피면 이 중 11번이 2000년도 이후에 발생한 아쿠아 알타다. 특히 지난해 156cm의 조수가 들이닥친 데 이어 올해 187cm짜리 이례적으로 높은 조수가 들이닥쳤다는 점이 더욱더 그렇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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