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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창의적인 기내 안전비디오 열풍이 불고 있다 (영상)

안전 수칙 전달이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을까?

비행기에 탑승할 때 반드시 시청하게 되는 기내 안전비디오. 딱딱한 형식 탓에 지루하게 느껴지는 데다가 어느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도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에 탑승객들은 이를 그저 요식행위로 여기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인지 최근 수 년 사이 전 세계 항공사에서 형식을 파괴한 기내 안전비디오들이 속속 제작되고 있다.

먼저 아동들이 기내에 등장해 안전 관련 사항들을 직접 시연하는 영상들의 비율이 높았다. 2009년 톰슨항공과 2012년 아라비아항공은 다양한 인종의 아동들이 기내에서 승무원 역할을 하는 안전비디오를 만들었다.

 

또 페가수스항공은 2015년 아동 승객을 주인공으로 해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승무원으로 등장하는 영상을 기내 안전비디오로 채택했다.

단순히 시연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본 것은 2008년 델타항공 안전비디오다. 그저 승무원이 직접 기내에 등장해 안전 수칙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으며, 해당 승무원은 이 비디오를 통해 스타가 되기도 했다. 2016년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기내에 제공한 영상도 마찬가지다.

일반 승객들이 안전 수칙을 보여주는 콘셉트의 안내 영상도 있었다. 2013년 TAP 포르투갈항공의 비디오는 기내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승객들이 직접 벨트를 조이고 구명조끼를 입는 안전비디오로 친근감을 더했다.

뉴질랜드항공은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의 감독 피터 잭슨의 도움을 받은 만큼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엘리야 우드, 실베스터 맥코이 등 ‘호빗’에서 본 배우들이 뉴질랜드 풍광을 배경으로 기내 안전 수칙들을 시연한다. 또 영국항공은 요리사 고든 램지, 배우 이안 맥켈런·조안나 룸니·댄디 뉴튼 등 영국의 명사들을 출연시켰다.

이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2013년 만들어진 버진 아메리카의 안전비디오다. 항공사 승무원 복장을 한 남녀가 기내를 연상케 하는 세트에 등장해 노래와 춤으로 안전 관련 사항들을 전한다. 해당 영상이 유명세를 타며 이를 이용한 기내 퍼포먼스들은 물론, 탑승객들이 자연스럽게 영상 속 노래를 흥얼거리는 싱어롱 영상까지 나오기도 했다. 

 

국내 항공사 대한항공도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대한항공은 4일부터 14년 만에 새 기내 안전비디오를 도입했다. 가수 보아와 아이돌 슈퍼엠이 출연하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이다. 구성은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공간에서 슈퍼엠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사이 보아 등이 안전 수칙을 설명하는 식이다.

유튜브에 먼저 공개된 이 영상은 10일 만에 조회수 약 600만 뷰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새 안전비디오가 안전 수칙 전달이라는 본질을 망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위에서 언급한 세계 각국 항공사의 기내 안전비디오들은 창의적 형식을 보여줬지만 이를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실제 기내 혹은 누구라도 기내를 연상할 수 있는 세트가 기본이었다. 또 등장인물들은 승무원과 승객으로 현실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기내 안전비디오의 경우 초현실적 공간을 배경으로 하며, 안전과 전혀 관계 없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안전수칙은 기계음 섞인 내레이션과 랩으로 설명된다. 그 신선함에 일순 눈길이 가지만, 정작 전달해야만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영상인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7일 스카이데일리에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안전비디오로서 요건은 충족했다”고 말했다.

송병흠 한국항공운항학회장은 11일 SBS에 ”(안전비디오는) 정확한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게 더 좋은 거지, 멋있는 비주얼을 보여주는 게 주목적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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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항공사 #기내 안전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