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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3일 11시 40분 KST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20년 간 복역한 윤모씨가 재심을 청구했다

윤씨는 직접 작성한 메시지를 읽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씨가 13일 재심을 청구했다. 윤씨의 변호인단인 박준영 변호사와 김칠진 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 재심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수원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씨는 직접 작성한 A4용지 2장 분량의 메시지를 읽어나갔다. 그는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저는 무죄입니다.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도소를 나왔는데 갈 곳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었다”면서 당시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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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직접 쓴 자필 기자회견문.

박준영 변호사는 “이번 재심 과정은 단순히 승패 예측에 머물지 않고 당시 사건 진행 과정에서의 경찰과 검찰, 국과수, 재판, 언론까지 왜 아무도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재심청구 요지를 설명했다. 

박준영 변호사가 밝힌 재심 청구의 사유는 3가지다. 형사소송법 420조가 규정한 7가지의 재심사유 중 새롭고 명백한 무죄 증거(제5호) ,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제1호 및 제7호)에 해당되는 사유들이다.

첫째,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의 자백이 구체적이고 사실에 부합한다는 점이다. 이춘재는 장갑을 끼고 목을 조르는 등의 범행방식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사진기록으로 남은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이춘재는 피해자의 집에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진술했으며, 피해자의 방을 그림을 그려 묘사하기도 했다. 

둘째,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체모 감정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다. 윤씨의 변호인단은 당시 윤씨를 진범으로 지목한 근거인 체모에 대한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 결과와 관련해 ‘오염가능성이 크고, 통계상 믿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을 첨부했다. 

셋째, 윤씨에 대한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폭행과 강압, 진술서 조작 등이 있었다는 점이다. 변호인단은 1989년 7월 윤씨가 체포될 당시 미란다원칙(용의자 또는 피의자 등 수사대상에게 보장되는 권리) 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후 윤씨가 불법 구속상태에서 감금당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경찰은 소아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윤씨에게 쪼그려뛰기 등 가혹행위를 반복시키고 수차례 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10장 분령 자필자술서에도 윤씨가 이해하지 못한 채 받아쓴 흔적이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윤씨가 현장검증에서도 자술서대로 행동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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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와 재심 조력자인 박준영 변호사가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재심을 통해 윤씨의 무죄를 밝히고, 사법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 수사, 과학수사 원칙, 무죄 추정 원칙, 증거재판에 관한 원칙 등이 좀 더 명확하게 개선돼야 하고, 재심의 엄격함을 보다 완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윤씨측 변호인단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등을 마친 뒤 수원지법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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